X

美계란 값 폭등에…오픈런 불사에 중고 판매·식료품 절도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윤지 기자I 2025.03.06 12:19:54

계란 공급 대란에 식료품점 오픈런
“달걀 2개 팔아요”…낱개 중고 판매
식당 창고 털어 식료품 훔치는 일당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내 계란 값이 치솟으면서 식료품 가게 ‘오픈런’에 강도 사건 등 각종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조명했다.

뉴욕에 위치한 한 식료품점에서 계란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AFP)
FT는 공급 부족으로 인해 소매업 및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광적인 수요, 기괴한 행동 등으로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서부에 위치한 식료품점의 한 직원은 공급망 중단으로 진열대가 텅텅 비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때와 비교하며 “지금 내 업무는 기본적으로 ‘계란’”이라면서 “모든 직원들이 하루 종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계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식료품점은 오전 8시 매장 영업을 시작하지만 영하의 날씨에도 일찌감치 매장을 찾아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로 대기줄이 형성됐다. 12개 들이 계란을 사기 위해서다. 매장 문이 열리자 식료품점 직원들은 고객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면서 고객들이 1인당 설정된 한도를 넘겨 계란을 사지 않도록 살펴야 했다. 정오가 돼 다시 계란이 입고되면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고 FT는 전했다.

와플하우스, 데니스 등 외식 업체들도 계란 값 인상을 고려해 계란 요리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고객들은 종업원들의 팁을 깎는 것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인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에는 계란을 낱개로 판매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신선한 유기농 방목 달걀 2개, 원래 상자에 담겨 있었다”면서 “생일 케이크를 만들고 남은 것”이라며 3달러에 판매글을 올렸다.

일부 지역에선 계란 등 식료품 절도 사건도 벌어졌다. 지난달 시애틀에 위치한 한 식당의 야외 대형 창고에 남성 2명이 침입해 500개 이상의 계란을 훔쳤다. 시애틀 경찰에 따르면 800달러 상당의 육류, 과일 등을 가져갔다.

관련 일용근로자들도 비상이다. 아칸소에 있는 닭고기 가공 공장에서 근무하는 안토니아라는 여성은 지난 23년 동안 매주 8시간씩 6교대로 근무해 가족을 부양했다. 최근 들어 가금류 재고가 떨어지면서 안토니아의 근무 시간도 줄어들었고, 그만큼 급여도 깎였다. 그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선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하면 최소 40시간은 근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조류 인플루엔자 발발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1억 마리 이상이 살처분됐다. 이 여파로 계란 값이 뛰고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미국에서 12개 들이 A등급 대란(大卵)의 평균 소매가격은 사상 최고가인 4.95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3% 급등했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계란 가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도록 내버려 뒀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조류 인플루엔자 연구에 대한 예산 확보와 해외 계란 수입 등을 대책으로 마련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계란 가격과 공급이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최소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