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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김준수에게 그런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무대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제 김준수는 장기 공연이 쉽지 않은 국내 뮤지컬시장에서 ‘10주년’ 작품을 무려 3편이나 보유한 뮤지컬배우다. ‘모차르트!’와 ‘엘리자벳’, 그리고 지난 6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드라큘라’다.
◇돌아온 ‘드라큘라’, 보다 인간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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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뷔 때 강박 같은 게 있었어요. 제가 무대 위에서 하는 실수는 다른 뮤지컬배우의 실수와 다르게 평가할 것이라는 생각이었죠.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늘 완벽해지려고 했어요. 지금도 부담은 그대로예요. 매회 관객 중 최소 1~2명은 저를 처음 볼 것이고,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저를 통해 관객 또한 뮤지컬을 사랑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드라큘라’는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잘 알려진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참여했다. 김준수는 이번 다섯 번째 시즌까지 매번 드라큘라 역을 맡아 작품의 흥행을 견인해 왔다.
이번 공연에선 보다 인간적이면서 입체적인 성격의 드라큘라를 예고한다. 김준수는 “그동안 목소리, 말투, 움직임까지 인간이 아닌 캐릭터로 드라큘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엔 드라큘라의 숨겨진 인간적인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주려고 한다”며 “‘쉬’(She)라는 넘버에서 드라큘라가 아주 잠깐이나마 자신이 흡혈귀가 되기 전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을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카드도 없는 소속사 대표, 수익으로 다양한 콘텐츠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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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의 뮤지컬에 대한 애정은 그가 세운 뮤지컬배우 매니지먼트 전문 회사 팜트리아일랜드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21년 자신의 1인 기획사로 출발한 팜트리아일랜드는 현재 김소현, 서경수, 손준호, 양서윤, 정선아, 진태화 등 국내 뮤지컬계 대표 배우들이 소속된 회사로 성장했다. ‘팜트리아일랜드 콘서트’는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이 생소한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자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콘텐츠도 제작 중이다. 김준수는 “뮤지컬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 되든 안 되든 이것저것 해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저는 제 회사에서 배우로만 수익을 받지 대표로서의 월급은 1원도 없어요. 직원들도 갖고 있는 법인카드도 저는 없고요. 하하하. 회사를 통해 생기는 수익이 있다면 그걸로 뮤지컬과 관련해서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해요. 뮤지컬 제작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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