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의혹' 김순호 초고속 승진…경찰청장 "복수로 추천"

이소현 기자I 2023.01.04 16:00:19

경찰청장, 총경 이상 승진·보직인사서 추천권 행사
김광호 서울청장 유임 결정…"별도로 추천 안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밀정 의혹’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찰 서열 2위 계급인 치안정감에 오른 김순호 경찰대학장의 승진과 관련해 복수추천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으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유임은 별도로 추천하지 않았으며, 그의 거취는 수사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윤 청장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 의원이 “김광호 증인 유임과 관련해 추천했느냐”고 질의하자 윤 청장은 “별도로 유임을 추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태원 참사로 특수본 수사를 받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8일 치안정감 보직인사에서 유임된 바 있다.

이어 이 의원이 “경찰청장은 어떻게 인사 추천권을 행사하느냐”고 묻자 윤 청장은 “승진이나 보직 인사의 경우에 대상자가 정해지면 복수로 추천 의견을 낸다”고 설명했다. 현행 경찰공무원법상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은 경찰청장 추천을 받아 행안부 장관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용한다.

그러면서 윤 청장은 김 학장의 치안정감 승진과 관련해서는 “복수로 추천했는데 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었고 (승진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0일 김순호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을 경찰 서열 2위 계급인 치안정감에 내정하는 승진인사를 단행했으며, 지난달 28일 경찰대학장으로 전보인사를 발표했다.

김 학장은 30여 년 전 노동운동을 하던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대공요원으로 특채됐다는 이른바 ‘밀정 의혹’에 휩싸이며 야권의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그는 작년 6월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뒤 6개월 만에 다시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을 이뤘다. 경찰 안팎에서는 김 학장을 치안정감으로 승진시킨 것은 정부가 경찰국의 위법성 논란에 마침표를 찍고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분석했다.

또 이 의원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이 직위해제 되는 등 업무에서 배제된 것과 달리 김광호 청장은 계속해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인사추천권이 있는 경찰청장은 고민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윤 청장은 “고민했다”며 “특수본 수사가 아시다시피 진행 중에 있고 가시적으로 (수사결과가) 나오는 시점이 (김 청장의 거취가) 결정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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