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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미래, 모비스에 달려..지배구조 개편 흔들리지 않겠다”

피용익 기자I 2018.05.11 10:53:27

(종합)자사주 소각에 이은 주주친화 정책 예고
“현대모비스에 그룹 미래 달려..전장업체 M&A 검토”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문제삼고 있는 데 대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차·현대모비스의 자사주 소각에 이은 추가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예고했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제로원’에서 블룸버그통신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재편에 대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차 업계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와 같은 미래 기술 확보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룹 내 완성차 부문인 현대차·기아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꼭 필요한데, 현대모비스가 핵심 기술 중심 회사로 이를 이끌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모듈과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부문을 떼어낸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는 출자구조 재편안을 발표했다. 그러자 엘리엇은 지난달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자동차(005380), 기아자동차(000270)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10억달러 어치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지배구조 개편 관련 추가 조치를 요구했다. 이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자사주 소각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모비스 주주친화정책 이제 시작일 뿐

정 부회장은 “모비스가 그동안 발표한 주주친화정책에 대해 여전히 일부 주주들이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 공개된 주주 친화책이 전부는 아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모비스는 앞으로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그런 재편을 통해 수익이 성장하고 주주환원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엘리엇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주주들 제안을 경청할 것이며, 회사와 주주들에게 이익 되는 제안이 있다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대모비스 성공에 그룹 미래 달려

정 부회장은 존속 현대모비스에 대한 비전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모비스는 자체적 핵심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대규모 M&A(인수합병),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수평적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모비스는 현재 전장 분야 등의 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살 길은 ICT(정보통신기술) 회사 보다 더 ICT 회사답게 변화하는 데 있다”며 “그룹사 중에 이 역할을 주도할 할 곳은 모비스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모비스는 소프트웨어, AI(인공지능), 미래차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회사로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모비스 성공 여부에 그룹 미래가 달려있다. 모비스는 더 중요한 회사가 될 것”이라며 “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시대 자동차 회사의 미래에 대해선 “궁극적으로는 산업 간 영역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 업종 간 구분이 없어지고 M&A도 활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차그룹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선적으로 체질 개선을 과감히 펼치고 경쟁력을 키움으로써 미래 시대를 완벽히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할합병후 존속 현대모비스의 롤모델로는 독일 보쉬, 일본 덴소, 미국 델파이 등을 꼽으면서 “모비스는 단순 부품 제조사에서 그룹의 첨단 기술중심 회사가 될 것이다. 독일 보쉬에 비견되는 회사로 성장해 전체 그룹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중국 시장에 제네시스 출시 검토

한편 정 부회장은 중국 시장에 대해 “중국은 상황이 복잡하고 변동성이 크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의 준비를 다 할 것”이라며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네시스의 제품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중국 럭셔리 시장에 대한 특성도 잘 봐야 한다”며 “이르면 내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3~4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시장의 특성에 맞게 제네시스만의 차별화 전략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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