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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株, 美인프라투자에 '웃고' 보호무역주의에 '울고'

유재희 기자I 2018.02.19 16:57:15

美 보호무역주의 우려 확산…오는 4월 최종 확정
국내 철강사, 미국향 매출 비중 축소 지속…"영향 제한적"
인플레기대·中감산 지속 등 이슈 ''긍정적''

자료: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내 철강주(株)가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인프라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꽃피우기 전에 보호무역주의 먹구름이 드리워진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이미 미국향 수출을 지속적으로 감소시켰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국 내 철강 생산 규제가 연장될 가능성이 커 미국발 악재를 일부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美보호무역 움직임…철강株 투자심리 ‘위축’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철강업종 지수는 0.37% 상승에 그치면서 시장수익률(코스피) 0.87%에 크게 못 미쳤다. 건설·기계·화학·은행·보험을 포함한 대부분의 업종이 1~3%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철강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다. 종목별로는 세아제강(003030)이 5.1%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동부제철(016380) 동국제강(001230) 하이스틸(071090) 등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포스코(005490)는 보합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제철(004020) 등 일부 종목만 소폭 상승했다.

연휴 기간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는 미국 대통령 직권으로 국가 안보 침해 소지가 있는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무역 제재법이다. 철강 규제안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최소 24%의 관세 부과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12개국을 대상으로 최소 53%의 관세 부과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지난해 대비 수출 63% 수준의 쿼터 설정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11일까지 이 중 최종안을 결정하게 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안이 채택되면 한국 및 아시아 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최종 판정까지 2개월의 시일이 남아 있어 각국 정부와 철강업계의 대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철강업, 단기 충격있지만 장기간 보면 긍정적”

이번 조치에 대한 기업별 민감도는 다소 온도 차가 있을 전망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부분의 한국산 판재류들이 지난 2016년 미국으로부터 높은 특별관세를 부과받으면서 포스코(미국향 수출 비중 1%), 현대제철(4~5%)은 이미 미국향 수출 비중을 줄였다”며 “상대적으로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강관기업 세아제강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전 세계 철강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부담될 수 있지만 결국 미국 철강 내수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철강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철강산업 업황에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글로벌 경기 호황 및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감, 미국의 1조 5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투자 등도 철강산업 전망을 낙관하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중국의 철강 감산기간 연장에 대한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 최대생산지역인 허베이성에서 내달 15일까지 예정돼 있던 난방기 감산정책을 5월 15일까지 연장한다는 소문이 있다”며 “감산기간 연장이 현실화되면 공급요인에 따른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감산 기간을 연장하지는 않더라도 중국의 심각한 대기 오염을 완화하기 위한 생산 제한 조치가 반복적으로 취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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