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 있는 경기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종합관리대책본부와 장안구보건소를 잇달아 방문했다. 지난 10일 메르스 사태 대응을 위해 미국 공식방문을 연기한 후 첫 메르스 현장 행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메르스 종합관리대책본부 상황실을 찾아 메르스 확산 방지와 정부의 방역 대응 등을 점검한 자리에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강력한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역시 방역의 핵심은 여러분이 계신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두 피곤하실텐데 여러분이 힘을 쏟으시니까 조기에 메르스 확산이 방지돼 종식되리라 믿는다”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또 메르스 대응 콜센타에 들러 신고현황을 청취하고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메르스 대응 일선에서 자가격리자를 1 대 1 관리하고 있는 장안구보건소로 자리를 옮겨, 현장 근무자들과 간담회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메르스 확산 원인 규명을 위해 방한한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의 케이지 후쿠다 사무차장도 동행했다.
박 대통령은 후쿠다 사무차장에게 “메르스 대응이 종식되면 WHO에서도 같이 힘을 합해 감염경로 등을 같이 조사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계가 다 문을 열어놓고 사는 세상이라 한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도 항상 취약한데 세밀하고 확실한 대책이나 필요한 기관 등을 같이 연구해서 만들어낼 수 있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후쿠다 사무차장은 정부의 방역 대책에 대해 “이미 취해진 노력이 늘어나고 있고 그것은 올바른 조치”라면서도 “메르스는 아주 어려운 상대이고 지금 복잡한 발병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조치를 취해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몇 주가 걸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박 대통령은 자가 격리 중인 수원시 거주 50대 주부와 통화,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박 대통령은 “얼마나 걱정이 많이 되시고 불편하게 지내십니까. 거의 2주간 격리로 알고 있는데 증상 같은 것은 없으신지요”라며 “힘드시겠지만 잘 이겨내셔서 하리 속히 생활에 복귀하시기 바랍니다. 힘내십시오”라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의 메르스 현장 행보는 지난 5일 메르스 환자 국가지정 격리병상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방문과 8일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방문에 이어 세 번째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이날 현장 방문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긴밀한 공조체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방미 연기로 내주 일정이 비어있는 만큼 메르스 대응을 위한 여러 형태의 현장 방문 일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현장 방문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등이 함께했다. 청와대에선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현정택 정책조정·김성우 홍보·안종범 경제·최원영 고용복지 수석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