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값 하락세 지속…K-배터리, 수익성 악화 우려

김은경 기자I 2023.08.28 16:38:44

배터리 소재-원료 가격 연동 계약
비싸게 산 리튬·니켈 수익성 '발목'
전기차 수요 부진에 초과공급 전망

[이데일리 김은경 박순엽 기자] 이차전지(배터리) 소재 주원료인 리튬과 니켈 등 메탈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하얀 석유’로 불리던 리튬이 초과 공급돼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비싼 가격에 원료를 매입한 양극재 업체들은 3분기에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 수산화리튬 가격 추이.(자료=런던금속거래소)
28일 런던금속거래소에 따르면 수산화리튬 가격은 이달 25일 t당 3만5119달러로 약 두 달 전인 6월 28일 4만6986달러 대비 25% 급락했다. 탄산리튬 가격 역시 같은 기간 302.5위안에서 202.5위안으로 100위안 하락했다. 연초 t당 3만달러대를 기록하던 니켈 가격은 최근 2만달러 초반대를 유지 중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NCM(니켈·코발트·망간)과 같이 니켈 비중이 높은 하이니켈 리튬이온 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LG화학과 같은 양극재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과 같은 배터리 셀 제조사와 리튬 등 메탈 가격에 연동된 판가를 토대로 납품 계약을 체결한다. 원재료 가격과 마진율이 연동되는 구조다. 때문에 지금처럼 리튬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전기차 시장 급성장으로 광물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비싸게 구입한 리튬으로 만든 제품을 싸게 팔 수밖에 없어 수익성이 떨어진다.

곽민수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마케팅실장(상무)은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튬과 니켈 가격 변화는 양극재 생산업체로선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리튬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판매가격 하락은 명약관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급등락이 생겼을 때 회사 손익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고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회사의 관심사이자 관리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메탈 가격 상승은 소재사뿐 아니라 셀 제조사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산화리튬 가격이 지난해 고점 대비 50% 하락해 3분기부터 배터리 판가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셀 제조사들은 소재사와 완성차 제조사 양쪽 모두와 메탈 가격 연동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매출은 감소하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중단과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 재고 증가로 당분간 리튬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최근 폭락한 리튬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다가 2028년 이후 다시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리튬 가격 하락은 수요 공급광산 채굴과 정제련 업체들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글로벌 채굴 업체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광산 업체들의 리튬 생산량은 올해 95만t에서 2030년 333만t으로 연평균 19.6% 성장할 전망이다. 리튬 수요는 올해 연간 79만t에서 2030년 253만t으로 연평균 18.1% 증가가 예상된다.

리튬 가격 전망.(자료=SNE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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