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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개월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은 6조1920억원, 영업손실은 2조9004억원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6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SK하이닉스가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것은 2011년 3분기~2012년 1분기 이후 11년 만이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한 달전 3조2447억원에서 2조원대로 규모가 축소됐다.
증권업계는 이르면 오는 하반기부터 감산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D램 판매 수량이 지난 1분기 대비 크게 늘면서 보유 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또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늘어나자 고대역폭 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한 고성능 메모리인 HBM은 AI용 서버에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가격도 기존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5~6배가량 높다. 최신 D램 규격인 DDR5도 기존 DDR4에 비해 15~20%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통상 웨이퍼(반도체를 만드는 얇은 실리콘 판) 상태에서 메모리 반도체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 최소한 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감산효과가 나타나기까지 4~5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또 수급 균형을 위해 올해 설비투자(CAPEX)를 50% 이상 줄이고 있다. 이르면 3분기부터 감산효과로 인해 내년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 수처리센터, U타워 ‘세일 앤 리스백’…“자산 유동화로 투자 자금 확보”
올해 3월 말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6조1400억원, 차입금은 28조76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2조3000억원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차입금은 5조7600억원 늘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리츠를 적극 활용해 자산유동화를 이어가고 있다. SK리츠에 자산을 매각해 세일 앤 리스백 방식(매각 후 재임차)으로 차입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일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 캠퍼스 내 수처리센터를 SK리츠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으로 계약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인가와 이사회 결정을 앞두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을 통해 SK하이닉스가 1조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퀄컴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와 달리 제품 설계에서 생산까지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장치나 공장에 자산이 묶여있는 것보다는 해당 자산을 유동화해 투자 자금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U타워를 SK리츠에 매각(5072억원)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회사채 1조4000억원을, 4월에는 교환사채(EB) 2조2000억원을 발행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연초 우려와는 달리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급으로 평가했다. 재무부담 확대가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쳤으나, SK하이닉스의 재무전략이 재무안정성 회복을 이끌 것으로 평가했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SK하이닉스는) 업사이클로 전환 시 충분한 업황 수요를 가능하게 하는 시장 지위나 기술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어 향후 빠른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재무 전략과 맞물려 중기적으로 현등급 수준에 부합하는 재무안정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