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감산 효과와 인공지능(AI)향 수요 급증 덕분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 반등이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하반기 매출 ‘상위권’을 차지할 반도체 기업이 어디일지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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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상위 다섯 곳 중 메모리 기업은 삼성전자 한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상위 반도체 기업 다섯 곳에 포함됐던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기업은 한참 뒤로 밀려났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매출 상위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지난 2008년 다운턴(하강 국면) 이후 처음이다.
올해 매출 1위 기업은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차지했다. 또한 퀄컴(3위), 브로드컴(4위), AMD(5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옴디아가 집계한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액은 올해 1분기 1205억달러(약 158조7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9% 감소해 5분기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옴디아는 메모리와 MPU 시장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위축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크게 둔화한 점이 주요했다.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193억달러(약 25조원)로 전년 동기(436억달러, 약 57조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 메모리 업턴 머잖아…‘3Q 분기점’ 기대감 쑥
하지만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업턴(상승 국면)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분기가 그 분기점이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메모리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3~5월) 매출 37억5200만달러(약 5조원), 영업손실 17억6100만달러(약 2조300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고 적자도 지속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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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다음 달 발표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도 눈이 쏠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2375억원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반도체(DS) 적자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영업손실 폭이 2조원대에 머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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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은 2분기 반도체 실적이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모두 컨센서스를 웃돌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반도체향 메모리에서 국내 기업이 우위를 점한 만큼 실적 역시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AI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HBM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시장 절반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4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양강 체제다.
재고 감소로 인한 판매량 개선 역시 기대 요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업계 전반적인 감산을 계기로 세트(완제품) 고객들의 재고 확충이 전개되고 있다”며 “특히 PC와 모바일 D램 재고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