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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이스타항공이 재매각을 위해 전체 직원의 3분의 2가량을 축소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공식화한 가운데 조종사 노동조합이 반발에 나섰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기업 해체 수준의 인력 감축 계획을 철회하고 고용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다하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원활한 재매각을 진행코자 전체 직원 약 1300명 중 절반 이상인 7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구조조정 명단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종사 노조는 대규모 구조조정 대신 고통분담을 함께 하는 대신 3개조를 편성해 1개월 근무 뒤 2개월 무급휴직을 이어나가는 방식을 사측에 제시했다. 이 경우 항공기 조종사들은 현재 운행 가능한 항공기 6대를 통해 약 252명의 고용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재매각을 위해서는 조직 슬림화가 필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조종사 노조는 “노조가 재매각 추진과 기업 회생을 위한 고통 분담에 공감해 자구노력으로 무급순환휴직을 통한 고용유지와 자격증 유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이 이마저 묵살하고 또다시 대량 인력 감축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너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측은 7개월째 체불된 임금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고 노조의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요구에 대해서도 얼마 안 되는 비용부담을 이유로 묵살했다”며 “(무엇보다)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실소유주이자 경영권을 행사하면서도 이스타항공노동자들의 생존권박탈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도 악덕 오너와 경영진에게만 맡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고 지원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다음 달 법정관리(회생절차) 신청과 동시에 재매각 전제 하의 국내선 운항 재개를 추진 중이다. 국내선 운항 재개는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법정 관리는 회생보다 청산으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재매각을 위한 주간사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 등을 선정해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