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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이 사장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사표를 제출했고 사표는 이번 주 중으로 수리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임기(내년 6월30일)를 11개월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양대노총이 ‘적폐 기관장’ 명단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앞서 민주노총·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공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공공대개혁을 위한 적폐기관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10명의 퇴진 명단을 발표했다. 이 사장도 퇴진 명단에 포함됐다. 노사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강제 도입했고 가스공사가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D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양대노총은 가스공사 외에도 △홍순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유제복 코레일유통 대표이사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서창석 서울대병원 원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박희성 한국동서발전 사장 직무대행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은 통화에서 양대노총의 명단 발표와 관련해 “경영개혁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는 노조가 적폐 아닌가”라며 “노조가 기득권을 양보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퇴를 왜 하겠나”라며 “노조 적폐를 청산할 때까지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도 “오늘 발표는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노조의 주장에 의해 사퇴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정부는 교체설에 선을 긋고 신중한 분위기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양대노총 기자회견 관련해) 얘기를 들었다”며 “(기관장 교체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제 (공공기관장) 빈자리부터 들여다보는 있는 정도”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공공기관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익명을 요청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기관장이 명단에 포함돼 당혹스럽다”며 “과거 정부는 양대노총의 요구를 무시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조만간 지침이 내려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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