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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사과 요구를 하자 김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이날 정례적으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는 김 대표의 요청에 따라 취소됐고 공관위는 외부위원들의 반발로 회의가 파행했다. 공천을 둘러싼 계파간 이해관계에 얽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사당(私黨)도 아니고”…친박계, 김무성에 사과 요구
신박(새로운 친박근혜)계인 원유철 원내대표와 친박계인 서청원·김태호 최고위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고 김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과’ ‘유감’ ‘분란 재촉’ ‘부적절한 행동’ 등 다소 거친 표현도 나왔다. 원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는 언급에 “(그런 행동이) 말이 되느냐 자기 사당도 아니고”라고도 했다.
비공식 회동에 대해 김 대표와는 사전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표께도 연락이 왔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최고위를 취소한 이유에 대해 “오늘 경선결과가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아서 18일 하겠다고 해서 취소한 것”이라고 했다.
최고위의 전면 취소에 대해 일각에서는 낙천한 주호영(3선·대구 수성을) 의원에 대한 공관위의 재심사 결과를 김 대표가 의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공관위가 전날 최고위가 주 의원에 대한 공천 재의 요구를 한 데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비박계 측에서는 “주 의원 재의한 건에 대해 공관위원 3분의 2가 모두 찬성하지 않았는데도 확정했다”는 말이 나왔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가 재의를 요청해도 공관위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기존안이 그대로 확정된다.
김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단수추천 지역 7곳과 우선추천지역 1곳에 대해 의결을 보류했다. 또한 이같은 지역은 상향식공천에 정면 위배된다며 강하게 공관위를 비판했다. 이 가운데 주 의원과 이재오(5선·서울 은평을) 의원 등을 실명으로 거론했다.
공관위 회의시작 35분만에 파행
설상가상으로 공관위도 파행했다. 오후 2시 회의가 시작됐지만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외부공관위원 5명이 퇴장하면서다. 한 위원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우 그냥 미치겠네, 지금 아직 감정이 받쳐있는 상태라 인터뷰는 나중에 하자”고 했다. 이어 ‘공관위서 의견수렴이 잘 안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안되는 정도가 아니다. 그냥 우리를 완전히 무시한다”고 했다.
친박계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최고위원회의도 그렇고 공관위 협의 자체가 당초 계획대로 안되니까 외부위원들이 이런 상태에서 회의를 못하겠다고 해서 나간 것”이라고 했다.
당초 이날 공관위에선 비례대표 심사와 경선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여기에 낙천한 현역인 진영(3선·서울 용산)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며 당 안팎이 더 어수선해졌다. 지난 15일 주호영(3선·대구 수성을) 의원에 이어 현역의로선 두 번째다. 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천이)국민 편에서 한 것 같지는 않다”는 짤막한 평가와 함께 “20년간 열정적으로 몸담은 새누리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무소속 연대설까지 나왔다. 특히 유승민(3선·대구 동을)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결국 유 의원이 먼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게 아니냐는 설도 떠돈다. 이렇게 되면 유 의원을 구심점으로 비박 무소속 연대라는 게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탈당한 사람들이 하나의 가치로 지향하는 목표를 같이 한다면 의외로 연대가 힘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다만 여론의 추이가 어떻게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