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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영국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예상을 깨고 압승을 거둘 것이 유력해지자 은행권과 재계가 환호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실시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측 가능한 경제정책과 기업 친화적인 조세정책 등이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주요 방송사들은 총선 투표 마감후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보수당이 과반인 326석에 10석 모자라는 316석을 차지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개표가 진행되면서 BBC는 자체 집계를 통해 보수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고도 단독 과반이 가능한 의석수에 단 1표 모자라는 325석을 얻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사이먼 워커 관리자협회 이사는 “사람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놀라고 있다”며 “재계는 차분함을 유지하면서도 앞으로도 큰 변함없이 기업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안도하고 있으며 시장 역시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같은 예상외 결과에 영국 FTSE100지수는 장초반 2% 이상 급등하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도 2% 가까이 치솟고 있다.
특히 금융권이 환호하고 있다. 이번 유세과정에서 금융권 규제 강화와 과세 확대 방침을 밝힌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가 참패한 것으로 나타나자 바클레이즈와 로이드뱅킹그룹 등 주요 금융주가 5~7%의 급등세를 타고 있다. 밀리밴드 당수는 은행 재무제표에 대해 부담금을 추가로 부과하기로 하고 부유층에 대해 50%에 이르는 소득세를 물기로 한 바 있다. 또 최저임금도 6.7파운드에서 8파운드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었다.
반면 캐머런 총리는 유세 내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재정 후분배’의 현실적인 경제기조로 국민을 설득해 나갔다. 또 2020년까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국민보험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금융권 뿐만 아니라 가계 에너지 사용료를 인상하기로 한 노동당의 위협에서 해방된 전력업체들도 반색하고 있다. 증시에서 전력업체인 센트리카 주가가 8%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또 주요 과세 대상으로 꼽혔던 카지노업체와 부동산 중개업체 등도 안도하는 모습이다.
다만 오는 2017년에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약속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공약이 불확실성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찰스 앨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영국의 EU 국민투표는 향후 커다란 불확실성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