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SKT도 동갑 삼성출신이...임형규 부회장 영입 왜?

김현아 기자I 2014.01.22 19:47:5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그룹이 삼성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출신인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SK텔레콤(017670) 소속 부회장으로 영입하면서, 국내 통신업계를 대표하는 KT와 SK텔레콤의 최고위 임원이 모두 삼성출신이 됐다.

임형규 SK텔레콤 부회장(좌)과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우)
◇임형규, 황창규 경남출신 동갑

임형규 부회장은 다음 달 초부터 SK텔레콤, SK C&C, SK하이닉스의 신사업 연구개발(R&D)을 총괄하게 되는데, 직급은 SK텔레콤 소속 부회장이나 SK그룹의 집단경영체계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ICT기술·성장추진 총괄직’을 겸하게 된다.

앞서 KT(030200)도 황창규 전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을 대표이사(CEO) 회장으로 내정했다. 임형규 부회장과 황창규 KT 회장 후보자는 60살 동갑으로, 고향은 경남이며,기술전문가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임 부회장은 ‘53년 경남 거제생으로 경남고-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황창규 후보자는 ‘53년 부산생으로 부산고-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다만 임 부회장이 황 후보자보다 맡은 분야가 다양하다. 임형규 부회장은 반도체도 했지만, 시스템이나 신사업 등도 맡았다. 삼성반도체 수석연구원(1985년), 삼성반도체 메모리설계총괄 전무(1995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2001년) 삼성전자 전사 CTO 사장(2004년)삼성종합기술원 원장(2005년) 삼성전자 신사업팀장(2008년)을 거쳤다.

황창규 후보자는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답게 대부분 반도체에서 일했다. 그는 삼성전자 16MD램 소자개발팀장(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이사(1992년),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2004년),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2007년),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겸 삼성종합기술원 원장(2008년)을 거쳤다.

SK그룹 관계자는 “임형규 부회장은 그룹 ICT 계열사의 신성장 엔진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총괄하게 된다”면서 “영입을 위해 몇 달 전부터 삼성 측에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 내부 엔지니어 사이에서는 임 부회장의 신망이 (황 후보자보다) 높은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하성민 SKT 대표와 역할 달라…황창규 회장 견제심리 해석도

임형규 부회장이 그룹차원의 ICT 신성장기반을 책임지게 되면서, SK하이닉스의 이사회 의장과 SK텔레콤 대표이사 역할을 하는 하성민 사장과의 관계가 관심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급상 임 부회장이 하 사장 위에 있지만, 하성민 사장이 텔레콤 대표이사로서 기존 사업 등을 챙기는 것과 임형규 부회장이 그룹 CTO 역할을 하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임 부회장은 SK텔레콤 소속 부회장 직급을 갖지만, SK텔레콤외에도 SK C&C, SK하이닉스 내의 기술 성장관련 인력과 조직을 총괄하게 된다.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 별도의 위원회 설치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선 SK그룹이 삼성출신 임형규 부회장을 영입한 것은 황창규 KT 회장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 최고의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를 키우는 것과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 C&C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최대 경쟁사인 황창규 KT호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회장의 영입은 최태원 SK 회장이 ICT 기술을 통해 그룹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로 영입할 것을 지시, 삼고초려 끝에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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