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난데없는 랩 수수료 싸움이 벌어졌다. 불과 며칠새다.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회장이 포문을 열고 선전포고격 조치(랩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그러자 국내 랩 시장의 지배자인 삼성증권은 시큰둥해 하면서도 거슬리는 눈치다. 현대증권은 서둘러 미래에셋 따라하기에 나섰고, 나머지 증권사들은 "현재로선 인하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자의건 타의건 이번 싸움의 두 주인공이 돼버린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의 주가추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전날보다 1100원(2.20%) 떨어진 4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째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52주 최저가인 4만8500원에 근접해 있다.
과거 미래에셋증권이 펀드 열풍에 힘입어 주가가 한때 20만원대까지 치솟은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수수료율 인하로 연간 60억원대의 이익감소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기적인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단, 전반적인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증시 급락과 수수료 인하 이슈 속에서 4.75% 떨어진 8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랩수수료율을 바탕으로 이익 성장세가 기대되면서 지난달 9만94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삼성증권의 주가상승 배경으로는 실적 증대와 함께 최근 열풍에서 광풍으로 번지고 있는 자문형 랩 판매가 꼽히고 있다.
특히 수수료 전쟁이 선포되면서 자문형 랩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증권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랩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는데 문제는 없다며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에 대해 "랩수수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올해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주"라며 "올해 랩 시장점유율 1위는 문제 없다"고 진단했다.
임승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위탁매매영업과 랩 시장에서의 압도적 1위, 자산관리 영업 등 전 영업부문에서 고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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