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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구리에도 50% 관세… 美·英 스프레드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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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5.07.10 10:43:14

트럼프 "8월1일부터 구리에 50% 관세"
전날 구리 관세 에고에 이미 '패닉 바잉'
미·영 구리값, 2%→25%로 벌어져
"美구리 재고 증가·수요 위축에 단기 급등 그칠 것"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리에 50%의 품목 관세를 예고하면서 미국 내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관세 부과에 앞서 사재기 수요가 몰리는 ‘패닉 바잉’(공포 매수) 현상으로 영국 현물 시장과 가격 격차가 20% 이상 벌어졌다. 시장에선 단기 과열을 우려하며 향후 수요 위축으로 구리 가격이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출처=인베스팅닷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3.12% 급등한 파운드당 5.685달러(1톤당 1만252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글로벌 기준 가격으로 통하는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t당 약 9600달러)보다 무려 2920달러 이상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미국과 영국의 구리 가격 차이는 지난해 말 2% 정도에 불과했으나 이날 25%까지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에 50%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게 구리 값 급등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8일 백악관 내각 회의에서 조만간 구리, 의약품, 반도체 대상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리 관련 조사를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 발표를 거쳐 7월 말이나 8월1일에 발효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 거래가 마감된 뒤 구리에 50% 관세를 8월1일부터 부과한다고 알렸다. 당초 10~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구리 가격의 프리미엄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의 구리 생산량은 세계 5위지만 국내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사용된 구리 중 순수입액(수입액에서 수출액을 뺀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달했다. 미국에서 광산 발견에서 구리 생산으로 전환되기까지 보통 30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 개발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당분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 내 구리 재고가 급증한 것도 단기 과열을 우려하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의 구리 수입량은 약 88만 1000t으로, 실질 수요 약 44만1000t을 두 배나 웃돌았다. 초과 재고 44만t 가운데 10만7000t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확인된 재고로, 나머지는 비공개 재고이거나 공급망 내 초기 구매 물량으로 추정된다고 맥쿼리는 추정했다.

미국과 영국 시장의 구리 가격이 벌어지면서 재고 보유량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에서 수입한 구리 상당량 중 뉴욕상품거래소 승인 창고에 저장된 재고는 지난 7일 기준 20만1203t으로 3월 말 대비 13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런던금속거래소의 재고는 9만t으로 66% 급감했다. 이는 2023년 8월 이후 최저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의 연간 구리 수요 160만t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60만t이 미국 창고에 쌓여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팬뮤어 리버럼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관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진정되면 미국 내 구리 가격은 하락하고 런던금속거래소 가격과 수렴할 것”이라며 “관세 불확실성이 제조업 등 주요 산업 활동을 위축시켜 수요 감소로 이어지며 미국 내 구리 수요는 지난해보다 16% 줄어 132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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