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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가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18차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20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이 아닌 총리가 참석하는 건 2013년 시 주석이 취임한 후 처음이다. G20 정상회의에 앞서 오는 5~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도 시 주석을 대신해 리 총리가 참석한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의 G20 불참에 이번 의장국인 인도에 대한 불편한 속내가 깔렸다고 풀이했다. 인도는 미국·일본·호주와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를 만들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인도 정부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자국에 유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 참석으로 G20 정상회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면 경쟁국의 입김을 키워주는 꼴이 될 수 있다. 미국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의 파르와 아머는 “중국은 인도가 G20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개발도상국)나 히말라야 지역의 대변자가 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일간에서는 미국을 위시한 주요 7개국(G7)·인도와 중국·러시아 간 이견으로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 채택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의 G20 정상회의 불참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기약 없이 미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불참할 것이란 전망에 “아쉽지만 (결국) 그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라도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포럼 전까진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앨프리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시 주석이 더 높은 지위를 누리기 위해 자신이 외국에 나가는 것보단 외국 고위인사들이 중국에 오길 바란다며 “황제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