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분양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A씨와 같이 청약을 포기하고 구축 아파트를 매매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리모델링 비용이 들지만 높은 청약 경쟁률과 재건축 수혜 등을 따져보면 구축 아파트의 이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98가구 모집에 1만9500여 명이 신청해 약 200대 1 경쟁률을 기록했고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디센시아’ 일반공급도 평균 51.7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축 아파트 청약 당첨이 어려운 가운데 구축 아파트의 매매 비중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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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재건축 연한을 앞둔 준공 후 21∼30년 아파트의 매매 비율은 지난해 4분기 20%에서 올해 1분기 24%로 늘었다. 이는 서울 아파트 청약이 최근 인기 단지는 200대 1에 육박하는 등 높아진 것과 더불어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등 규제를 풀면서 구축 매매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 안에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지 않고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9억원 이하 주택이 많은 지역의 구축 매매가 활발했다. 올해 1분기 30년 초과 아파트가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노원구(285건)였다. 이어 강남구 158건, 도봉구 137건, 송파구 128건, 양천구 109건 순으로 집계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추진 기대감과 이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가격의 영향으로 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진단 기준 개정으로 안전진단을 추진하거나 통과한 초기 재건축 단지의 거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