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시장 성향 드러내며 ‘민간 기업 독려’
리창 신임 국무원 총리는 13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간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한 환경은 개선되고, 성장할 수 있는 여력도 더 커질 것이다”면서 “국영·민간 기업을 둘 다 중시하는 ‘두 개의 흔들림 없음’ 기조는 중국의 기본 경제 체제이자 장기 정책이기 때문에 항상 명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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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의식하듯 리 총리는 “모든 유형의 시장 참여자들 간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 민간기업의 발전과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대규모 시장 수요가 있고, 아직 개척해야 할 새로운 분야가 많아 발전의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을 언급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아 많은 민간 기업인들이 보다 훌륭한 기업의 역사를 쓸 것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저장성 출신으로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서기, ‘경제수도’ 상하이시 당서기 등 주요 경제 거점 지역을 거친 리 총리는 시장 친화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흔들림 없는 개혁·개방 또한 역설했다. 리 총리는 “개혁·개방은 현대 중국의 운명을 결정한 핵심 조치”라면서 “사회주의 시장 경제에 있어 개혁을 고수하고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유지해 발전의 추진력과 활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시 당서기 시절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첫 해외 공장을 상하이에 유치하는 등 해외 기업들과 교류했던 리 총리는 미중 갈등에 대한 질문에도 상대적으로 온건한 어조를 사용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이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 주장이 얼마나 실익을 가져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간 교역액이 중국 집계 기준 7600억달러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서로가 서로의 발전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으며, 포위하고 압박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5% 목표 성장 달성 어렵지만 노력”
중국은 지난 5일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로 제시했다. 중국 정부가 양회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성장률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은 2020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목표치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올해 세계 경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은 데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이미 120조위안을 초과했고 새로운 도전도 적지 않아 5% 안팎의 성장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안정적 성장과 안정적인 물가, 안정적인 고용을 바탕으로 고품질 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안정 아래 성장을 의미하는 ‘온중구진’(穩中求進) 기조를 견지해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거시 정책, 수요 확대, 개혁 및 혁신, 리스크 방지 등이 필요하다”면서 “어려움이 없었던 시기는 없었고 우리는 어떤 어려움에도 압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 정부의 올해 최우선 과제가 ‘내수 진작’인 만큼 리 총리는 “주택, 고용, 소득, 교육, 의료 등 실질적인 민생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서비스 및 기술 훈련에 대한 정책 지원 강화 등 향후 일자리 우선 정책을 펼치겠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 習, ‘강철 만리장성’ 언급…안보 거듭 강조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리 총리 기자회견에 앞선 전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시 주석은 폐막 연설에서 중국의 국가 안보를 강조하면서 “군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국가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강철 만리장성’을 건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철 만리장성’은 지난 2021년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사에서 시 주석이 사용한 표현으로, 당시 “우리를 괴롭히는 외부 세력은 강철 만리장성에 부딪혀 머리가 깨져 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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