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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가구 전업주부 연봉은 2100만원?

조진영 기자I 2018.10.08 12:00:46

통계청 ''가계생산 위성계정'' 발표
연간 총액 360.7조..GDP 대비 24.3%

[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3인가구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을 연봉으로 계산하면 2100만원이라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돈을 받지 않고 하는 집안일(무급가사노동)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지만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을 보면 2014년 무급 가사노동(빨래, 청소, 요리, 아이 돌봄 등)의 경제적 가치는 36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당시 정부예산 355조8000억원을 넘어선 액수다. 명목GDP(국내총생산, 1486조원) 대비로는 2004년 23.0%, 2009년 23.5%, 2014년 24.3%를 기록했다.

2014년 1인당 무급가사노동 가치는 710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3인가구 기준으로는 연간 2132만4000원, 4인가구 기준으로 2843만2000원 어치의 가사노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 사람이 가사노동을 전담한다고 가정하면 연봉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한국 가정의 가사노동의 가치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이 분석한 가사노동가치는 약 1조6000억달러(1800조원)으로 추산됐다. 영국 국내 총생산의 63%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 가정의 가사노동을 행동분류별로 보면 가정관리(요리, 빨래, 청소, 장보기 등)의 가치가 62.8%를 차지했다. 가족 돌보기는 25.9%, 봉사활동은 1.4%였다. 가정관리의 가치 비중은 1999년 59.7%, 2004년 59.5%, 2009년 61.5%, 2014년 62.8%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청소 및 정리(1999년 11.8% → 2014년 14.0%)와 상품 및 서비스구입(6.7% → 8.8%)의 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의 가치 비중은 1999년 29.3%, 2004년 28.6%, 2009년 27.3%, 2014년 25.9%로 하락했다. 미성년돌보기(1999년 26.4% → 2014년 23.5%)와 성인돌보기(2.9% → 2.4%)의 가치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김대유 통계청 소득통계개발과장은 “인구가 줄어들고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돌봄 가치 비중이 줄어들었다”며 “재활용 분리배출 시간 등이 늘어 청소 등의 가정관리 가치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성별로 보면 여자의 가사노동가치는 1999년 79.9%에서 2014년 75.5%로 출었다. 남자의 가사노동가치는 20.1%에서 24.5%로 늘었다. 통계청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남자의 가사노동 비중이 증가했고 음식준비와 미성년 돌보기 등에서 여자의 가사노동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보면 가사노동의 가치는 30대(30~39세)에서 28.9%로 가장 높았다. 40대 22.4%, 60세 이상 22.2%, 50대 17.6%가 뒤를 이었다. 15~29세는 8.9%로 가장 낮았다. 인구 구조 변화 탓에 60세 이상 평가액 비중이 1999년 14.8%에서 2014년 22.2%로 크게 늘었고 15~29세 평가액 비중이 20.6%에서 8.9%로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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