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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외면못한 `피의 일요일`..가자지구 중재 힘받나

이정훈 기자I 2014.07.21 15:42:30

20일에만 최소 100명 숨져..총사망자 470여명
`팔짱 끼고있던` 美, 중재시도..유엔도 신속대응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그야말로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이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 동북부 셰자자 민간인 지역을 맹폭함에 따라 일요일인 이날 하루만에 팔레스타인에서 최소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3월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워싱턴D,C를 방문해 오바마(오른쪽)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이중 3분의 1이 여성과 어린 아이들로 확인된 상태다. 특히 이 날은 최근 5년내 이 지역 교전중 가장 많은 인명을 잃은 날로 기록됐다. 이로써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시작한지 14일만에 팔레스타인측 사망자는 모두 470여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스라엘의 공세에 하마스도 간헐적으로 반격을 가하고 있는 탓에 이스라엘군도 13명 사망했다. 전날 2명을 포함해 지난 8일 이후 사망한 이스라엘 희생자 수는 21명으로 늘었다.

또한 하마스측은 교전중 가자와 웨스트뱅크 중간 지점에서 샤울 에어론이라는 이름의 이스라엘군을 포로로 생포했다고도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측은 부상자들의 병원 후송을 위해 2시간동안 임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군이 40분만에 하마스를 공격하면서 협정이 깨지기도 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으로 통해 하마스가 먼저 휴전 협정을 위반해 이스라엘은 이에 맞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즉각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만나 휴전 협상을 진행하자고 요구했다. 전날 중동으로 날아간 반 총장은 카타르 도하에서 칼레드 알-이티야 카타르 외무장관과 함께 압바스 수반을 만나 중재 협상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오늘 가자지구 공습과 같은 극악무도한 행동에 대해 규탄한다”며 “이스라엘은 공습을 자제해야 하며 양측이 국제적 인도법을 존중해 지금 당장 교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 총장은 이날 이후 쿠웨이트와 카이로, 예루살렘, 라말라, 암만 등 중동 주요 도시를 찾아 휴전 중재를 위한 논의를 계속한다. 또 이날 UN 안전보장이사회도 긴급회의를 열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며 관망하던 미국도 더이상 좌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하면서도 이스라엘군 피해와 가자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21일중 이집트 카이로로 출발해 휴전 협상을 중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집트측과 만나 지난 2012년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협정에 따라 적대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양측에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날 사망한 이스라엘 병사 가운데 니심 션 카멜리와 맥스 스타인버그 등 미국 국적이 2명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지하는 휴전 협정을 하마스측이 한 차례 파기했던 만큼 여전히 합의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어 전격 합의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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