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AP통신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설립해 운영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의 지출 내역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당선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선 머스크가 선거운동 지원에 약 1억3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쓴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보다 더 많은 액수가 공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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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3월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서 유권자 접촉 활동에서는 제한을 완화해 슈퍼팩과 후보자 선거캠프가 공동으로 전략을 조율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선거캠프 측은 제한된 기금을 더 넓은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아메리칸팩이 유권자 접촉을 담당하면서 더 폭넓은 캠페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억만장자인 머스크의 사실상 무제한 자금을 바탕으로 경합주에 에서 투표율을 높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아메리칸팩은 투표율이 낮거나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집중했다. 이들은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카멀라 (해리스)와 그 광신도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경고가 담긴 광고를 내보냈다. 아메리카팩의 활동 중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하루 100만 달러(약 14억원) 상당의 유권자 경품 행사를 진행한 것이었다. 경품 행사와 이어진 법정 공방은 상당한 주목을 받았지만 판사는 이를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방문 홍보를 통해 트럼프는 경합주의 주요 농촌 지역에서 투표율 상승을 경험했다.
아메리칸팩의 활약 덕에 트럼프 선거캠프에선 자금을 절약해 전국 광고 캠페인이나 민주당이 주로 지배하던 특정 유권자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홍보에도 쓸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대선에 트럼프 당선인에 대폭적인 지지를 보인 흑인과 라틴계 남성들 사이에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에도 사용했다.
선거캠프와 아메리카팩 간의 주요 연결 고리 역할을 한 제임스 블레어 트럼프 캠프 정치국장은 “FEC의 판결 덕분에 우리는 기존에 진행되던 소프트머니 활동(특정 이슈나 당의 이미지 향상을 위한 비공식적인 선거 지원 자금)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며 “캠페인 자금을 절약함으로써 우리는 유권자 접촉과 광고 프로그램을 더 넓고 깊이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러한 전략은 양측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경합주에서 핵심 투표율 상승을 경험했고, 선거가 끝난 후 트럼프는 선거에서 머스크의 역할을 언급하며, “우리는 새로운 스타를 얻었다. 일론이라는 스타가 탄생했다”고 플로리다에서 열린 승리의 밤 행사에서 머스크를 치켜세웠다.
머스크의 지원은 자금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선거 막바지에 접어들어서는 트럼프의 가장 고위급 대변인 중 한 명으로 나서며 유세 무대에 함께 올랐다. AP통신은 머스크를 우상으로 삼는 젊은 남성들에게 트럼프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하면서 머스크의 ‘베팅’은 이미 성공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350달러로 2년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6일 트럼프 당선 확정 후 이날까지 4일간 39.2% 올랐다.
보통 부유한 개인의 정치적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이번 경우처럼 막대한 자금 지원이 선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이 인식을 뒤집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트럼프 선거캠프와 아메리카팩 간의 협력은 대통령 선거 방식에 전반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등 향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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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는 당선이 확정 된 후 머스크의 정치적인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일 선거일 이후 거의 매일 트럼프와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으며, 트럼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외국 지도자들과 통화하는 자리에도 두 차례 배석해 외교적인 영향력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텅)에 트럼프 당선인을 보좌할 참모진 인선에도 관여하고 있다.
정부의 개혁을 담당할 정부효율위원회를 신설해 이를 머스크에게 맡기겠다는 방침이 구현될지 주목된다. 머스크가 현재 여러 회사에서 맡은 CEO 역할이나 막대한 규모의 재산을 고려할 때 정부 내의 정규 직책은 맡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CNN 소식통은 “머스크가 굳이 공식적인 직책을 맡을 필요가 없다”면서 “그는 외부에서도 충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