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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전략비축유 보충을 위해 8월 인도를 목표로 원유 300만배럴을 구매한다고 이날 공지했다. 이번 구매가 성사된다면 2021년 이후 전략비축유를 줄곧 방출해 왔던 미국 정부가 2년 만에 전략비축유 보충으로 정책 전환을 하게 된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이후 2억5000만배럴에 가까운 전략비축유를 시장에 풀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으로 들썩이는 유가를 누르기 위해서다. 방출이 계속되면서 2021년 약 6억2000만배럴에 달하던 전략비축유 재고는 최근 3억7000만배럴까지 줄어들었다. 198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 방향을 전환하려는 데는 최근 유가 상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이 비축유 재매입하는 기준으로 밝힌 유가 수준은 배럴당 67~72달러인데 최근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68달러까지 하락했다. 안보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비축유를 함부로 내다 판다는 공화당의 공세도 또 다른 정책 전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원유 구매에 나서면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정책으로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미국 정부가 원유 확보 경쟁에 끼어들면서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에너지부가 구매하려는 사워원유(황 함유량이 많은 원유)는 지금도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다.
유가가 다시 오르면 전략비축유 매입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너지부는 지난해 말에도 전략비축유를 매입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으나 이를 취소한 바 있다.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격 등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