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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시중금리 상승으로 금리 변동(상승)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히 시장 원리”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 확산을 권고하는 게 시장 방향성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원장은 “지나친 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 말씀을 (은행권에) 드리는 게 통화정책을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통화량 추이, 잔액 기준 금리 변동 추이 등을 보면 통화정책이 발현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금융당국 노력이 통화정책 발현에 저해된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재차 말했다.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은행이 금리를 조정할 여력이 있다는 게 이 원장 판단이다. 그는 “개별 은행들은 ‘룸(여지)’이 있기 때문에 룸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금융소비자)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하는 노력”이라고 했다. 대출금리는 ‘지표금리+가산금리-가감조정금리’로 책정되는데 시중금리 인상으로 지표금리 상승은 막지 못하더라도, 가산금리나 가감조정금리를 통해 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원장이 “금리가 많이 오를 때 (인상) 효과가 고스란히 바로 차주에게 전가되는 구조로 은행이 영업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은 이날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전날 부산은행은 이달 중 주택·전세·신용대출 전 상품의 신규 대출금리를 0.6~0.85%포인트 내리겠다고 했다. 이러한 지원방안과 관련해 이 원장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만큼 나머지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속속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원장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차기 회장이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우리금융이 새로운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CEO)진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장이 오는 7월 퇴임 후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감독기구 수장으로서 맡은 중요한 역할이 많다”고 했다. 그는 “지금 감독당국이 챙겨야 하는 시장 안정화 상황이나 금융소비자 지원, 자본시장 활성화 노력 등이 1~2개월 안에 결실이 나기 어렵다는 점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라며 “최소한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노력해도 될까말까 한 이슈이고, 금감원장은 이에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걸 제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점에서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걸 이해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