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러시아 때린 '독-러 가스관' 사업 중단…독일도 아픈 이유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장영은 기자I 2022.02.23 15:28:38

'사실상 우크라 침공' 주요국 잇단 대러 제재 발표
독, 신설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사업승인 중단키로
러 국영 가즈프롬 100% 투자…해저 통한 직통 라인
천연가스 수입 의존하는 독일에도 직격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독일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직통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루간스크주) 지역에 군대를 보내기로 결정한 데 따른 주요국의 대러시아 제재 중 하나다.

다만 이번 조치가 중장기적으로는 독일과 유럽에도 타격을 주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에도 아프지만 유럽에도 지속가능하지 않은 ‘루즈-루즈’(lose-lose) 게임이라는 것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노르트스트림은 발트해 밑으로 독-러 직통으로 잇는 가스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에 대응해 (노르트스트림2의) 인증 절차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7일 숄츠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르트스트림2를 끝장내겠다”고 경고한 것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독일의 이번 결정에 미국의 압박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 밑을 통과해 독일 해안에 이르는 764마일(약 1230㎞) 길이의 파이프라인이다. 러시아에서 출발하는 다른 가스관들이 모두 주변국을 경유하는 반면,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 영토에서 출발해 해저를 거쳐 서유럽으로 바로 연결된다.

천연가스가 주요 수출품목인 러시아 입장에서는 타국을 경유하지 않는 만큼 관리·통제가 쉬울 뿐 아니라 파이프라인 사용에 따른 운송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독일로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해당 사업을 러시아와 함께 추진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110억달러(약 13조 1200억원)가 투자된 사업으로 독일 국영 가즈프롬이 100% 소유하고 있다. 같은 경로를 따라 건설된 기존 노르트스트림(2012년 완공) 가스관에 비해 수송량이 2배에 달한다. 가스 유입이 시작되면 독일 연간 가스 소비량의 50%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

건설 공사는 2015년에 시작해 지난해 9월 완료됐으며, 12월 말부터는 파이프라인에 가스가 가득 차 있어 사업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사진= AFP)


당장의 압박은 되지만 중장기화하기엔 비용 너무 커

장기간에 걸친 투자와 공사 끝에 완공돼 매년 수십억달러의 수익을 내줄 것으로 기대되던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러시아가 다소 답답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제재를 하는 독일도 경제는 물론 정치적으로 부담을 갖게 된다.

우선 이번 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할 경우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은 에너지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러시아가 아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을 일시 중단하자 유럽 가스 가격은 연초 대비 9배까지 뛰었다. 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 병력을 집결시키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자 독일 정부는 노르트스트림2 승인을 보류했고 러시아는 이에 대항해 가스관을 잠갔다. 독일은 천연가스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유럽 전체적으로는 40% 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유럽은 곧 가스 1000㎥를 2000유로(약 270만원)에 사야 하는 멋진 신세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이는 통상 거래 단위인 메가와트(㎿)당으로 환산하면 215유로(약 29만원)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최근 유럽의 가스 가격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정치적인 부담도 있다. 노르트스트림2를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이 현 집권 사민당이기 때문이다. 애초 노르트스트림 사업 자체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2000년 탈(脫)원전을 추진하면서, 깨끗하고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 추진했던 것이었다. 독일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국내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독일 정부가 노르트스트림2를 밀고 나간 이유다.

대외 압박도 만만치 않다. WP는 “노르트스림을 차단하는 것은 독일에 에너지 공급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은 독일이 다른 선택을 한다면 러시아가 유럽 내부의 분열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사진= AFP)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트럼프 "우크라와 24일 광물 협정 서명…이번주 중 휴전합의 기대" - 우크라에 잡힌 中 용병들 "러시아에 완전히 속았다" - 러시아 “푸틴·트럼프 회담 적절한 시기에 열릴 것”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