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소재로 한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100세 시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인터파크는 오는 4월 12일까지 ‘죽음’을 다룬 책 20여권을 10~15% 할인해주는 ‘죽음학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인간의 모든 죽음’을 비롯해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죽음을 생각하는 시간’ 등을 한 자리에 모았다.
공현숙 인터파크 인문 MD는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막연한 ‘죽음’에 대해서 미리 생각하고 연습해 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삶의 반대편에 있는 죽음을 생각해보고, 현재의 삶 또한 소중히 잘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삶의 의미’를 드러내는 책 또한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죽음’에 관한 통찰을 전하는 책 2권이 독자를 찾아왔다. 자살, 타살, 아동의 죽음부터 노인의 죽음까지 ‘죽음’을 키워드로 정리한 ‘인간의 모든 죽음’(서해문집)과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서 삶의 의미를 배우는 ‘충만한 삶, 존엄한 죽음’(갈매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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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현대인에게 문제가 되는 ‘고독사’부터 살펴보자. 2013년 부산경찰청에서 작성한 변사보고서에 따르면 고독사 108명 중 70명(65%)은 집에서 사망했고, 15명(14%)은 모텔이나 여관에서 장기 투숙하다가 사망했다. 주민센터 직원이 사망자의 가족이나 친지에게 연락하면 “얼굴 본 지 몇십 년 지난 사람이니 알아서 처리해달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죽음이 임박한 사람은 의식이 오락가락해서 어떤 때는 사람을 알아보다가도 어떤 때는 몰라보는 일이 반복된다. 따라서 ‘임종 과정’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다. “제가 누군지 아세요?”라고 반복적으로 묻는 것보다 “아버님! 저 둘째 며느리 000에요”라고 말하는 게 좋단다.
저자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일은 더 이상 금기시할 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죽음을 자신의 일로 여기기 시작하는 나이인 중년이라면 더욱 대비가 필요하다고 이른다.
◇죽음은 영혼의 ‘탈피’…후회없는 삶 살아야
책은 용기와 감동을 선사하는 네 편의 강연을 선별해 담아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어떻게 돌보게 됐는지를 비롯해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네 개의 사분면(신체, 지성, 직감, 정서), 죽음과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준 경험들을 소개했다.
저자는 죽는다는 것은 나비가 고치에서 탈피하듯 인간의 영적 에너지가 신체에서 빠져나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삶에서 다가오는 온갖 시련과 곤경도 우리 영혼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오늘 죽어도 후회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6년간 백혈병으로 고생하다 더 이상의 항암치료를 거절한 아홉 살 제피의 사례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집으로 돌아온 제피는 벽에 걸려있던 자전거를 꺼내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오랫동안 꿈꿔온 일을 해낸 제피의 표정은 자신감과 환희로 가득 차 있었다. 2주 뒤 제피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가족은 오랜 애도 기간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라고만 생각하면 두려움에 짓눌려 남은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고치에서 ‘탈피’하는 순간 우리는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아름다울 것이라며, 진정으로 살면 죽음도 결코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