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인도 주식형펀드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인도는 한 때 ‘포스트차이나’로 분류되며 인기를 끌었지만 부진한 수익률에 연초부터 신음하는 모습이다.
19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인도 주식형펀드의 연초후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5.65%로 해외주식형펀드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6개월 수익률도 -4.25%, 3개월 수익률 역시 -3.64%로 좋지 않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연초후 전체 평균 수익률이 4.72%인 것을 놓고 볼 때 극도로 부진한 성적인 셈이다.
개별 펀드로 보면 수익률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IBK인디아인프라[주식]종류A’의 연초후 수익률이 -9.66%로 가장 부진했고,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자 1(주식)종류A’ -9.35%, ‘미래에셋연금인디아인프라자 1(주식) 종류C-P’ -9.32%,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자 1(주식)종류A-e’ -9.08% 등이 연초부터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현재 시점까지 10%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 중이다.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인 인도 주식형펀드 25개 중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펀드가 단 한개도 없을 정도다.
인도 펀드가 부진한 이유는 주식 시장 영향이 가장 크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센섹스지수는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2만9000선이었지만 지난 1년간 꾸준히 상승해서 1월29일 3만6443.98로 1년래 최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우하향 중이다. 현재 3만3000선 초반까지 하락한 상태다.
인도 지수가 부진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지난 2월 인도 제2 국영은행인 펀자브 은행에서 2조원 규모의 사기 사건이 발생하면서 은행주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이다. 은행주가 인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작년부터 지수가 많이 오른데 따른 차익실현, 장기투자에 대한 양도차익 과세 부담 증가 등의 정책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수가 부진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부진한 수익률과는 다르게 인도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746억원이 들어온데 올해 들어서도 39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향후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당장 조정에 불안해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인도 정책 방향은 투명성 강화인만큼 구조적 성장의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봐야하며, 최근 부진은 그 가운데 온 조정”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저가로 인도 투자에 들어갈 기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