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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깨물고 죽겠다" 취객 입에 수건 넣은 경찰...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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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현 기자I 2026.09.04 10: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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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취객 자해 난동 신고
양손 수갑 채워지자 혀 깨물기 시도
막으려던 경찰, 손가락 물리고 계속 실패
편의점 서 수건 받아 임시로 물려
만취자, 기도폐색성 질식으로 사망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자해를 시도하던 만취 상태의 40대 취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과 소방공무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4일 법원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4부(오대석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2명과 소방공무원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으며, 배심원 7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무죄 의견을 냈다.

사건은 2022년 8월 26일 오전 1시58분께 거제시의 한 편의점 앞에서 발생했다. 경찰관 A·B씨는 ‘길에 여성이 누워 있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해 만취 상태로 횡설수설하던 41세 여성 E씨를 발견했다.

경찰관들이 귀가를 요구했지만 E씨가 거부하고 되려 경찰관들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오전 2시8분쯤 E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E씨는 체포된 뒤에도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머리를 땅이나 벽에 부딪히는 등 자해를 시도했다.

양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E씨는 거세게 반항했다. 특히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씨는 “그러면 내가 혀 깨물고 죽어야 되네”라고 말한 뒤 또다시 곧바로 혀를 깨무는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관 B씨는 이를 막기 위해 손가락을 E씨의 입 안에 넣었으나 손가락을 물려 상처를 입었다. 이후 A씨와 B씨는 전자 호루라기를 입에 물리는 방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편의점에서 받은 수건을 E씨의 입 안에 넣어 혀를 깨무는 것을 막았다.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소방공무원 2명은 “E씨가 자해를 시도하고 있어 수건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경찰관들의 의견을 듣고 수건을 빼지 않은 채 맥박 등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던 중 E씨가 호흡곤란으로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소방공무원 2명은 E씨가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다고 추정되는 순간부터 입에 있던 수건을 제거한 뒤 심폐소생술 등 응급구호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E씨는 약 3주 뒤 2022년 9월 17일 부산 한 병원에서 기도폐색성 질식으로 숨졌다.

(사진=이데일리DB)
(사진=이데일리DB)
검찰은 경찰관과 구급대원들이 E씨 입 안에 수건이 들어간 상태에서 질식 위험을 충분히 살피지 않는 등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급박한 현장 상황에서 피고인들의 대응이 정당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찰관들이 돌발적인 자해 행위를 신속하게 저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으로 수건을 선택했다고 봤다. 또 소방공무원들 역시 입에 물릴 대체 물품을 강구하는 등 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저항이 줄어든 상황 역시 경찰관들이 수건으로 인한 질식 때문인지 주취 상태에서 저항을 포기하거나 심리적으로 안정된 것인지 즉시 구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료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종합해 당시 현장의 특수성과 급박성을 고려하면 전문 의료인조차 즉각 수건을 제거해 기도를 확보하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방관들에게 수건을 즉시 제거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 4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 역시 피고인 전원에 대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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