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출범 앞둔 與, 전당대회 준비까진 곳곳이 '암초'

이도영 기자I 2024.05.10 18:19:47

황우여, 13일까지 비대위원 인선 마무리 전망
첫목회 “비대위 넣어달라”…黃은 확답 안 해
친윤 이철규 “전대 룰 변경, 비대위가 할 일 아냐”

[이데일리 이도영 기자] 국민의힘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정식 출범이 임박했다. 비대위가 정식으로 꾸려지기도 전부터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개최 시기, 룰(규정) 변경 등 당내 의견이 분분해 전당대회가 치러지기까지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이르면 12일께 비대위원 인선 완료할 듯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는 13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전까지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앞서 황 위원장은 새로 뽑히는 원내대표와 협의해 총 7~9명 정도의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엔 황 위원장과 함께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이 당연직으로 포함돼 이들을 제외하면 4~6명이 비대위원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임명될 비대위원의 성격에 따라 전당대회 관련 윤곽을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인선을) 일찍 할 수 있으면 일요일(12일) 오전쯤”이라며 “(비대위원장과) 상의하고 구상이 나오면 얘기하겠다”고 전했다.

황 위원장은 지난 2일 취임 간담회에서 비대위원 구성에 대해 “연령대를 감안하고 지역 안배도 생각하고 원외 당협위원장 의견도 수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양성을 예고했다.

다만 국민의힘 3040세대 모임인 ‘첫목회’가 지난 7일 황 위원장을 만나 첫목회 구성원 일부를 비대위원으로 선임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황 위원장은 이에 대해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확정 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개최 시기도, 룰도 의견 ‘제각각’

비대위가 정식 출범한 이후 비대위 최대 임무인 전당대회와 관련한 갑론을박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당장 개최 시기부터 논란으로 떠올랐다. 당초 당선인 총회에서 전당대회를 ‘6월 말 또는 7월 초’ 열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황 위원장은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당대회가 한 달 정도 미뤄질 수 있다고 공언하면서다.

황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 윤재옥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황 위원장이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지 않으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어 당의 위기를 수습하는 데 도움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황우여 비대위의 목적이 이른 시간 내에 민심과 가까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데 대해 공정한 관리를 하는 것으로 거기에 충실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만약 당헌·당규를 개정해도 코로나 이후 전국위원회 등의 온라인 개최가 활성화돼 있어 신속히 전당대회를 여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를 미루자는 것이 아니라 준비 기간에 따라 날짜를 못 박을 수 없다는 취지라고 황 위원장이 진화에 나섰지만 당 일각에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참패론을 딛고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황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왜 (전당대회 개최를) 시간 끄느냐는 말씀은 달게 받겠지만, 특정인을 (고려)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직전 당원 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에서 당원 투표 100%로 개정된 룰을 손볼지 여부도 의견이 갈린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룰 개정을 주도한 친윤(親윤석열)계 일각에선 룰 개정에 반대한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룰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 바꿔야겠지만 바꾸는 주체가 관리형 비대위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당 총의로 선출된 지도부가 당원들의 뜻을 물어 바꾸는 것이 옳지 않겠냐”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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