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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은 영업력·디지털 경쟁력 강화라는 영업 전략의 기본 틀은 유지한 채, 리스크관리 역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지속된 고금리 기조에 가계·기업의 부담이 가중되며 기초 체력이 약해진 데다 새마을금고 사태로 촉발된 부실 위기가 은행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여서다.
금융권 내 조그마한 돌발변수가 큰 효과를 나타내는 이른바 ‘나비효과’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어 리스크 관리 체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이달 3일 발표한 4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37%를 기록했다. 최근 2년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기업과 가계 연체율은 각각 전월 대비 0.04%포인트(p), 0.03%포인트 오른 0.39%, 0.34%를 기록했다. 금융비용 감당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도 증가 추세다. 오는 9월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조치도 종료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7월 7일 창업기념일을 기념해 1주일 간 열린 신한컬쳐위크에서 “성장에 매몰되지 말고 내실을 다지자”는 메시지를 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에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오는 14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 대해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1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리는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는 언급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하반기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아서다. 윤 회장은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혹한기 속, KB의 핵심경쟁력을 활용해 회복탄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오는 14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선 그동안 강조해온 기업금융 영업력 확대뿐 아니라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할 전망이다. 지난해 700억원대 횡령 사고를 겪은 우리은행은 지난 6월 내부 감사를 통해 1억원대의 횡령 사실을 적발했다.
하나금융의 하반기 주요 경영계획에도 ‘리스크 관리’가 포함됐다. 금융사 경영의 기본인 리스크관리의 고삐를 죄어 위기 상황에 적시 대응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의 경영 계획 리스트에도 ‘리스크관리 혁신’이 올랐다. 이외 △기업금융 등 핵심 사업모덴 차별화 △디지털 영업 차별화 △고객 집중·ESG금융 활성화 등 미래가치 혁신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