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닛케이 225지수는 23일 전일대비 0.42%(129.05포인트) 내린 3만957.77에 장을 마감했다. JPX 닛케이 인덱스 400지수는 0.44%, 토픽스(TOPIX)지수는 0.66% 각각 하락하며 일본 증시는 동반 약세를 보였다.
오전까지만 해도 주요 지수들은 상승하며 최근의 랠리를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일본 증시는 이달 들어 기업 실적 호조와 엔저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유입 등에 힘입어 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에서도 단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이날 오후 일본 경제산업성이 첨단반도체 제조장치 등 23개 품목을 오는 7월 23일부터 수출관리 대상으로 규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관련주에 매도세가 몰리자 시장의 흐름도 돌아섰다.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드는 각각 2.57%, 1.67% 급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일본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재에 동참한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지만, 이날 구체적인 시점이 제시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닛케이225가 8거래일 연속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도 작용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평가했다. 닛케이225는 지난 10일부터 전날(22일)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며 7%가량 급등했다. 미우라 유타카 미즈호 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오를 때는 상승세에 편승하려 매수세가 몰린다”며 “(이럴 때) 단기 고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들면 차익 실현 매도세가 나오기 쉽다”고 말했다.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이 22일(현지시간) 또 불발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 변동성 대비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았다. 나미오카 히로시 T&D자산운용 수석 스트래지스트는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미국 채무 상한 문제로 인해 시장이 불안해지기 전에 포지션을 폐쇄(주식 매도)할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투자자들은 업종에 상관없이 포지션을 폐쇄하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