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보건복지부가 대한의사협회와 구성하는 의료현안 협의체의 킥오프 회의를 하루 앞두고 의료계를 태도 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협의체는 26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이필수 의사협회장이 참석하는 첫 회의를 시작으로 의대 정원 확대, 지역의료 지원책 등 현안은 물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비대면 진료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경우 현재 환자가 진단서, 진료 내역서 등 필요 서류를 구비해 보험사에 팩스나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제출해야 하지만 환자가 정보 제공에 동의만 하면 필요 서류를 별도 제출 없이 병원에서 보험사로 바로 전달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핵심 쟁점은 병원에서 보험사로 서류를 전달하는 통로다. 중계기관으로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의료계에선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윤창현 국민의힘·정청래 더불어민주당·배진교 정의당 의원 등이 심평원을 중계기관으로 지정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돼 있다.
특히 윤창현 의원 등은 심평원을 중계기관으로 삼되, 의료 항목별 수가 정보를 축적하거나 분석할 수 없도록 하고 정해진 목적 외 의도로 활용한다면 이를 처벌하는 내용을 추가했지만 의료계 반대를 꺾진 못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역시 코로나19 거리두기 기간 동안 한시 도입돼 3500만건가량이 상담 처방됐지만 이를 제도화하려면 의료계 설득이 필수인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11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한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오는 6월까지 법제화하겠다는 목표로 세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관련해 중급 병원을 중심으로 비급여 항목 관련 정보가 한 곳에 축적되는 데 대한 반감이 있다”며 “소비자 편익을 고려했을 때 꼭 필요한 정책인 만큼 당이 다각도로 협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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