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거리두기 약발 떨어진 지 오래…'주먹구구' 방역 멈춰야"

권혜미 기자I 2021.09.15 15:21:53

자영업 종사자 위한 종합대책 제안
"부채 상환 부담 줄여야 한다" 주장도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자영업 종사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언급했다.

15일 안 대표는 개인 페이스북에 ‘코로나19와 검은 리본’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추모하는 온라인 공간은 눈물바다”라면서 “‘정부는 자영업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마라’는 절규,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검은 리본 달기’ 애도 물결도 흘러넘치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전날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전국 자영업자 800여 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선 개인 프로필 사진을 ‘검은 리본’으로 게재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자영업자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자 애도의 뜻을 담은 온라인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 최종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안 대표는 “원룸 빼서 직원 월급에 보탰던 사장님의 맥줏집 문 앞에는 돌아가신 이후에 도착한 카드사와 대부업체 청구서가 쌓였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영업 사장님들이 한두 분이 아니”라면서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그는 첫 번째로 두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멈춰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희생에 기댄 거리두기는 약발이 떨어진 지 오래다. 밀집, 밀접, 밀폐와 같은 과학적 기준에 의한 거리두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재난지원금 대신 자영업자들에게 더욱 지원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뿌려서 내년 대선 표를 사려고 하지 말고 지금 눈앞에서 죽어가는 국민의 생존을 위해 써야 한다. 지난해 총선 때 뿌린 14조 원, 지금 뿌리는 10조 원을 합치면 자영업자 100만 명에게 2400만 원씩 줄 수 있는 돈이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빚을 내서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면서 “자영업자 부채가 1년 새 132조 원(19%) 늘었다.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무려 239%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의 빚은 129조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일자리 한 개라도 만들고 유지하는 영세 자영업 사장님들이 자기 손으로 종업원 월급을 줘본 경험이 없는 정치꾼들보다 백배는 더 위대한 애국자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분들이 쓰러지지 않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안 대표는 현 정부를 비판하며 “이제 정부여당은 ‘주먹구구’ 방역, ‘엿장수’ 재난지원금, ‘야바위’ 표팔리즘을 멈춰야 한다. 표 계산은 집단면역 이후에 자영업 영업이 정상화된 이후에나 생각하길 바란다. 지금은 국민 목숨 구하기가 최우선”이라고 경각심을 고취했다.

자영업자 감소에 한산한 개업 조명 전문점.(사진=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22명의 자영업자 종사자들이 경제적·심리적 문제를 호소하며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비대위와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는 서울 영등포구 소공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벼랑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이제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극한 비극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에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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