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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대통령은 박근혜’(오대박)와 ‘태극기 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 등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이 부회장의 ‘무죄 석방’을 주장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청사 정문 앞 삼거리에 모인 이들은 오후 1시 기준으로 300명(경찰 추산)으로 집계됐다. 주최 측은 “증인들이 특검에 불리한 증언을 하면 모두 묵살 당했다”며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 뇌물을 줬다는 특검 측 공소사실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집회 현장 곳곳에선 ‘PLEASE(석방)’란 문구가 적힌 반팔을 입고 온 집회 참가자가 여럿 보였다. 자신을 집회 자원봉사자라고 밝힌 직장인 성은경(42)씨는 “대학에서 법학과를 나온 입장에서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을 줬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다”며 “오늘 선고에서 무죄가 나와 법치주의가 회복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주옥순(64) 엄마부대 대표는 “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했지만 김기동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는 의혹자체가 사실이 아닌 만큼 무죄를 선고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의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단체들도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은 오전 11시 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의 엄중처벌을 촉구했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황유미(당시 22세)씨의 부친 황상기(62) 반올림 대표는 “역대 정부, 검찰, 법원이 삼성그룹의 비리를 눈감아준 결과 정경유착의 뿌리가 뽑히지 않았다”며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을 엄벌하지 않으면 다른 기업들이 삼성을 따라서 정부에 뇌물을 줄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뿐 아니라 장충기·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경영진을 사회와 격리해야 대한민국이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고 말했다.
라두식(45)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중대범죄자 이재용의 선고 카운트다운이 종료됐다”며 “이 부회장이 없다고 삼성그룹 망하지 않는다. “이 부회장이 없다고 삼성그룹이 망하지 않는다.
법원이 부회장에게 중형을 선고해서 지난 겨울을 밝혔던 촛불의 의미를 퇴색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조돈문(61) 교수는 “삼성 총수 일가의 탈법·비리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며 “하나는 총수일가가 삼성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독점 세습하려 한 것이고, 둘째는 총수일가가 무노조 경영 원칙을 유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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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 서교동에서 온 주부 최모(48)씨는 “일반 국민들이 죄를 지었을 때 엄격한 법원이 국내 최대 기업의 총수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지 궁금해서 재판정을 직접 찾았다”며 “판사들도 대한민국의 일원이라는 생각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중형을 선고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법원 청사 주변에 9개 중대 경력 720명을 배치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집회·기자회견 단체 간 충돌은 없는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 측에 수백 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부회장과 박영수 특별검사의 ‘세기의 재판’ 선고공판은 오후 2시 30분부터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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