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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부정 입학 논란에 사시존치 논쟁 '재점화'

민재용 기자I 2016.05.02 15:21:18

존치론자측 "로스쿨 실패한 제도..로스쿨 폐지가 답"
폐지론자측 "심각한 입시부정 없어..폐쇄적 사시가 더 문제"
모호한 교육부 실태조사 발표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져

[이데일리 민재용 전재욱 기자]법조계 고위층 자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과정에서 특혜를 봤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자 법조계에서 사법시험 존치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반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 등은 “절차상 하자일 뿐 입시비리 등 심각한 문제는 없었다”며 로스쿨 입시부정 논란을 빌미로 사시존치 주장이 다시 제기되는데 대해 불편한 기색이다.

하창우 대한변협회장은 2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법시험에는 자기소개서가 없고 오로지 점수로 판가름나기 때문에 불공정 시비가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지위와 신분을 떠나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사법시험 존치가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협회 회장도 “이번 사태로 로스쿨 제도가 완전히 실패했음이 드러났다”며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하고 로스쿨 폐지 출구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전 회장은 최근 “로스쿨 부정 입학 의혹이 일고 있는 전직 고위법관의 실명을 공개하라”고 교육부에 정보 공개를 청구하기도 했다. 나 변호사는 교육부가 실명공개를 거부한 만큼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시폐지를 주장하는 쪽은 이번 사건과 사시 존치론을 연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서고 있다. 교육부의 로스쿨 입시실태조사 결과 또한 “큰 문제는 없었다”며 사시 존치론자들과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로스쿨출신 변호사 모임인 한국법조인 협회 관계자는 “로스쿨제도는 수많은 공격과 음해에도 이른바 입시 비리 등 심각한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며 “오히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법조 브로커 사건은 폐쇄적인 기성 법조계의 연수원 기수 문화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로스쿨 입시 불공정 문제보다도 사시 출신들의 폐쇄적인 기수문화가 법조 비리 등을 유발하는 더 큰 문제라고 공격한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교육부 입학실태조사로 로스쿨 입시를 둘러싼 악의적인 추측과 비방이 근거없다고 밝혀졌다”는 입장을 보였다.

로스쿨 입시 실태 조사를 두고 양측이 상반된 평가를 내리자 교육부의 모호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불공정 입학 의심사례를 확인했으나 ‘대학의 과실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입학취소 등 실질적 처벌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재경지역 한 판사는 “교육부 실태 조사 발표로는 의혹이 말끔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시 존치론이나 폐지론자들 모두 자기 입맛에 맞게 교육부 발표를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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