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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와 넷마블 협력 "모바일 시대 경쟁력↑ 목적" (일문일답)

김유성 기자I 2015.02.17 15:53:24

김택진 엔씨 대표 "모바일 시대 안착 고민중, 넷마블 도움 받게 돼"
방준혁 넷마블 의장 "글로벌 경재력 확보 못하면 1~2년 안애 도태"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내 온라인·모바일 게임 강자가 손을 맞잡았다. 엔씨소프트(036570)와 넷마블게임즈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 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앞서 양사는 이사회를 열고 상호 지분 교환에 합의했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이 신규 발행한 주식 39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 자사주 8.9%를 주당 20만500원, 총액 3800억원어치 인수했다.

제휴 협약식 후 두 손을 맞잡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 왼쪽)과 방준혁 넷마블 의장(오른쪽) 엔씨소프트 제공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엔씨는 새로운 모바일 시대로 진입하고자 노력중”이라며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중이지만 기존 퍼블리셔업체들 중심으로 블록화돼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모바일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 수 있을 지 고민을 했고 방 의장과도 여러차례 고민을 나눴다”며 “넷마블 측에서 엔씨의 성공적 모바일 진입을 크로스마케팅을 통해 도와주겠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우리도 넷마블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로 했다”고 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국내에서 1위, 2위는 중요하지 않다”며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경쟁력을 갖추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넷마블 입장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며 “국내모바일 업계에서는 꽤 높은 점유율을 보였지만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지닐만한 강력한 IP(지적재산권)과 개발력 좋은 파트너가 필요했다” 부연했다.

방 의장은 “오늘 제휴식 이후 다양한 TF를 구성하고 다양한 시너지를 내기위한 협업 체계를 만들어가겠다”며 “글로벌에서도 경쟁력 있는 게임 회사가 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가장 궁금한 것은 엔씨소프트와 넥슨 간의 갈등이다. 이 부분에 대한 속시원한 답변을 해줬으면 좋겠다.

“넥슨과의 관계로 여러가지 근심 걱정을 일으킨 것에 대해 굉장히 죄송스럽게 여긴다. 이 일은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시장 성공 진입이라는 고민이 예전부터 있었다. 몇년 전부터 추구해왔던 바다. 그런 고민을 방 의장님과 여러 모바일 시장 진입한 분들과 상의했다. 우리는 모바일 시장에서 시행 착오를 줄일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했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우리 게임은 정체기에 들어섰다. 중국을 위시한 각종 해외 유수 게임들이 성장하고 있다. 우리 게임 시장이 지속 가능할까하는 의문까지 나온 상황이다. 그런 것들을 극복하고 싶었다. 지금 항간에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아무것도 아닌 고민이라고 본다.”(김택진)

-양사 협의는 어느 쪽에서 먼저 제안했는지.

“제안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와중에 됐다. 서로 간에 이런 저런 고민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왔다.” (김택진)

-경영권 분쟁 이후 넥슨 김정주 회장과 구체적인 얘기가 오갔는지.

“넥슨에 관한 이슈는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 것들은 좋은 시간에 말을 할 수 있을 때 설명하겠다.”(김택진)

-양사간 협업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있는가.

“제휴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은 내부적으로 고민해야 했는데 엔씨소프트가 상장사다보니 내부 공시 위반 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논의가 안된 상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첫번째 작품은 제 입장에서 아이온이 됐으면 좋겠다.”(방준혁)

-불과 3개월전 오픈마켓에 종속된 현실을 소작농이라고 비유했고 클라우드 등으로 탈피하고자 말했다. 오늘의 제휴가 그것과 배치되는 것 아닌가.

“모순이라기보다 연장선이다. 그냥 어떤 퍼블리셔한테 퍼블리싱하는 것은 제휴를 안해도 되는 것이다. 모바이 게임 시장에 성공적을 독자 진입하는 것이고 이를 (누군가) 도와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한 일이라고 봤다. 그런데 방 의장께서 엔씨가 모바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도록 도돠주겠다고 해 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고맙게 생각한다.”(김택진)

-넥슨이랑 협업할 때 양사간 차이가 있다고 했다. 넥슨이 제안한 IP 제휴를 거절한 것으로 안다. 넷마블과의 차이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양사가 도움이 될 때에는 어떻게든 협력하려고 했다. 넥슨 말고도 다른 쪽에도 개방돼 있다. 이번에 진행하면서 넷마블과 엔씨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공통점이란 것은 어떻게든 한국에서 게임을 만들어 글로벌로 성공시키겠다는 DNA가 너무나 비슷했다. 방 의장이나 저나 개발실에서 사는 사람들로 유명하다. 항상 게임을 개발하고 그것을 세계 시장에 내놓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런 면에 있어서 서로 간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우리 쪽은 모바일 시장 관련 경험, 기술적인 노하우를 넷마블로부터 도움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의 장점이 모일 것으로 확신할 수 있다. 크로스마케팅도 우리가 도움만 받는 게 아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온라인 마켓도 도우면서 양사간 개발한 플레이어한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윈윈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상호간에 가졌다고 본다.” (김택진)

-넷마블은 비상장사다. 기업 가치를 어떻게 산정했는지.

방준혁 넷마블 의장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 대해 여러가지 고민을 했다. 제3자인 회계법인을 맡겨 이 회사의 작년도 연말 결산한 것까지 감안했다. 여러가지 트렌드 레귤레이션 작업을 했다. 양사가 합의할 수 있는 가격에서 했다. 우리들이 생각할 때 우리와의 시너지까지 고려하면 상당히 싸게 들어온 게 아닌 가 싶다.”(윤재수 엔씨소프트 CFO)

“넷마블은 최근 3년간 급성장했다. 성장률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질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기업 가치라는 게 현재의 실적만 보고 평가하는 게 아니다. 미래 넷마블의 성장을 반영했다. 우리는 외국 SI로부터 투자 제안을 많이 받고 있다. 그 와중에 엔씨와의 협력을 한 것은 좋은 파트너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엔씨와의 협력을 통해 훨씬 많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권영식 넷마블 CEO)

-넷마블 게임중 성공한 것 대부분은 카카오플랫폼에 있다. 플랫폼사에 많이 떼 줄텐데 엔씨 IP까지 주면 남는 게 적어지지 않겠는가.

“모바일 게임 사업은 알겠지만 안드로이드, 애플의 마켓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마켓을 구성하고 이익을 가져가는가가 아니라 글로벌 사업에서 인지도를 어떻게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어떻게 높이느냐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시장을 통해 어떻게 높여갈지 우선순위를 맞춰야 한다. 언제든 강한 파트너가 있으면 제휴를 해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 사업 경쟁력을 높일 생각이다.

네이버와 협력해 게임을 출시하는 데 이를 ‘탈 카톡’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플랫폼마다 맞는 게임이 있다. 글로벌 원빌드 게임이 유리한 것도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텐센트와 협력하는 게 유리한 게 있고 독자적으로 가는 게 유리한 것도 있다.

PC온라인 시절 영업이익이 30% 정도였는데 그것은 콘텐츠 사업에 국한된 것을 의미한다. 유통이 끼면 다르다. 넷마블은 퍼블리셔로 이익을 적절히 나누고 있다. 그래도 20% 이상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계에서 이 20%도 결코 작지 않다. 2~3년 뒤에 시장 변화에 따라 이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방준혁)

-2012년 EA를 인수하려고 시도했을 때와 비교해서 지금 심정은 어떤가?

“EA 건 같은 경우에는 여러가지 비즈니스 얘기가 있다. 다 지난 다음에 오픈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한계에 대해 이해해달라.

지금 심경에 대해 물어봤는데 항상 똑같다. 인생에 파도가 오면 이번에도 넘어가서 살아봐야지 하는데, 특히 몇 년 동안에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모바일 시장이 되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 특히 스타트업 하는 기분으로 모바일 게임에 뛰어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우리 영역을 지켜가면서 도전해야한다는 게 부담이었다. 우리들 같은 경우에는 항상 방법을 찾았고, 항상 승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여러가지 곤란한 상황이 많지만 지금 같은 경우에는 취할 수 있는 선택중 최선을 선택을 했다고 본다. 넷마블을 통해서 글로벌 승자가 되기 위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김택진)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시 우호 세력으로 갈 용의가 있는지.

“엔씨의 우호헤력으로 있을 것이냐는 질문이라면 당연히 우호세력이라고 말할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질문 취지는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 시 누구 편을 들 것이냐 문제인데, 넷마블 같은 경우에는 내가 1대 주주이긴 하지만 여러 주주들이 있다. 넷마블의 주주로서 넷마블의 이익에 부합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엔씨의 경영진이 올바른 선택을 하느냐, 회사를 미래 지행적으로 잘 성장시킬 수 있도록 경영을 잘 하느냐, 우리는 그런 관점에서 엔씨를 바라봐야 할 것 같다. 궁극적으로 엔씨가 한국의 훌륭한 게임 개발사를 넘어서 글로벌에 성장할 수 있다면 현재의 경영진 편에 들고 일 열심히 안하고 논다면 편을 안 들수 있다. 상식 선에서 얘기하면 되겠다.”(방준혁)

-넷마블의 주요 주주로 텐센트가 있다. IP협력 방안을 얘기했는데 엔씨의 노하우나 지적 자산이 중국쪽으로 넘어갈 우려는 없는지.

“텐센트는 우리에게 어떤 기술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 기술도 텐센트에 통하지 않는다. 한국의 개발사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모바일 게임임에도 6개월이나 준비하고 해야한다. 그 지역 서버 인프라에 맞춰야 한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기술이 높거나 다른 한쪽이 일방적으로 낮지 않다. 각 나라의 인프라 디바이스 환경에 따라 발전하는 단계다. 기술이 필요하다면 뛰어난 엔지니어 몇 사람을 스카웃하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된다. 기업의 경쟁력은 몇몇 엔지니어가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획력, 그 기획력을 표현해주는 그래픽 능력, 프로게이밍 능력, 게임을 지속적으로 하도록 할 수 있는 운영 능력, 많은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 등이 있다. 좀전에 질문했던 그런 걱정은 없다.

지금 한국의 개발사들이 중국 게임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새로운 기획력과 그런 것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은 상호 신규 게임에 대해서 벤치마킹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배우는 단계다.”(방준혁)

-아이온을 모바일로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이미 개발중이다.

“아이온은 순수 개발보다는 전략과 사업 영역이다. 상식적으로 각자 역량을 발휘하는 부분에서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하는 게 옳지 않을까.” (배재현 엔씨소프트 CPO)

-김 대표가 리니지 등의 IP를 열어준 적이 없다고 했는데, 일본 게임 업체와 이미 모바일 게임을 만든 부분이 있다.

“이번 계약 같은 경우에는 우리들이 IP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업체와의 협력은 우리가 모바일 시장으로 이행하는 실험적인 것이었다. 독점 계약도 아니었다. 이를 통해 많은 도움이 됐다.

IP를 활용하는 방법에도 나름 전략을 폈다. IP활용에 관해서는 IP를 아이온으로 활요하는 것도 하나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IP를 기반으로한 넷마블 게임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어떤 게임이 나올지 나도 궁금하다. 상당히 좋은 결과가 상호간에 나올 것이라고 본다.”(김택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오른쪽). 왼쪽에 앉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경청하고 있다.
“기자들 대부분이 엔씨와 넥슨 관련 경영권 이슈에 대부분 관심이 많다. 호텔 기자회견까지 왔는데 계속 그런 질문만 하니까 이대로 가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넷마블 얘기도 해야할 것 같다.

넷마블은 몇년전 봤던 그 회사가 아니다. 글로벌하게 다양한 투자와 파트너십 제휴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방준혁 개인의 회사도 아니다. CJ와 텐센트가 주요 주주로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이슈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지분을 투자한다거나 이런 제휴를 한다는 것은 넷마블 입장에서 말도 안되는 것이다.

그 이슈와는 별개다. 엔씨와 넷마블이 왜 협업을 하려는지 그에 대한 취지에서 좋은 시각에서 이해해줬으면 한다. 우리도 그렇고 엔씨도 그렇다.

글로벌로 시선을 돌리면 갑갑하다. 지금 한국의 PC 시장은 리그오브레전드(LoL), 모바일게임에서는 크러시오브클랜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1위를 하고 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게임도 30위권내 30%를 차지하고 있다. 6개월만 지나면 모바일 게임 시장도 PC시장처럼 해외 글로벌 회사들이 굉장히 큰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면 국내에서 엔씨가 잘하고 넷마블이 잘한다는 게 안통한다. 넷마블과 엔씨 다 절박하다. 글로벌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우리는 아직도 작은 회사다. 이럴때 힘을 합쳐 좀더 큰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 어렵다.

굉장히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양사가 큰 경쟁력을 갖고 해외를 공략해야할 때다. 이런 부분에서 중국 회사들이 더 잘하고 있다. 서로가 내부 시장에서 경쟁하면서도 잘하는 것은 주고 IP도 공유하는 게 맞다. 국내에서 누가 잘하느냐 하는 것보다는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걸 못하면 1~2년 안에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다.”(방준혁)

“우리가 나선 이유는 우리들의 진솔함을 여러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현재의 문제 의식, 양 회사의 헙력 이런 것이 우리나라 게임 산업에 도움이 되려고 한다는 점을 십분 이해해주길 바란다.”(김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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