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 2번 시험발사만에 고체 ICBM 완성?…탄두 미탑재 가능성도

김관용 기자I 2023.07.13 16:11:34

北, 전날 신형 고체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발표
정점고도 6684.4㎞, 거리 1001.2㎞, 바행 74분51초
석달 전 발사 때 보다 성능 진일보, 개발 성공 평가
탄두없이 무게 줄여 사거리 늘렸을 가능성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고작 두 차례 시도에서 세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고도를 달성한 것과 관련, 사실상 고체 연료 기반 ICBM 개발에도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탄두를 탑재하지 않고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석달 전 군 당국은 화성-18형의 1차 시험 발사 당시 고체 ICBM 완성까지는 상당 기간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북한은 13일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시험발사한 신형 고체 연료 기반 화성-18형이 최대정점고도 6684.4㎞, 거리 1001.2㎞를 4491초(74분51초) 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 목표수역에 정확히 탄착했다면서 이번 시험발사로 모든 신기록을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4월 화성-18형의 첫 시험발사 때 고도 3000㎞는 물론, 지난 3월 화성-17형의 정점고도 6045㎞, 거리 1000.2㎞, 4151초(69분) 비행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북한이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시험발사를 감행했다고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13일 북한의 화성-18형 1차 시험발사에 대해 당시 군 당국은 “고체 연료 방식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중간단계의 시험발사”라면서 “체계개발 완성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고체연료다단계발동기, 단분리, 시간지연분리시동방식 등 북한이 발표한 기술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탄도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통상적인 기술요소”라며 “우리는 이보다 더 효율적이고 첨단화된 방식의 고체추진 탄도미사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2차 시험발사에서는 최대 출력을 내 1차 발사 때의 정점고도가 배 이상 높았다. 신형 ICBM의 고체연료 최적 배합은 물론 그 성능 발휘에 필요한 각종 고성능 복합소재 가공과 개발 등에 성공했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특히 고각발사가 아닌 정상각도로 발사한다면 1000㎏의 탄두를 탑재하고 1만5000㎞ 이상을 날아갈 수 있는 능력으로 미국 본토 전역 타격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체연료 ICBM은 액체연료 기반 발사체와는 다르게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고 미리 넣어 놓아도 된다. 이를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싣고 발사 위치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정찰 위성 등으로 발사 움직임을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북한 미사일을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우리 군의 ‘킬체인’이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을 수 있다. 미국에도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시험발사를 감행했다고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이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의도적으로 고도와 사거리를 과시하기 위해 모의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발사한 ICBM이 화성-18형이고 정상적 발사라면 최고 고도가 6000㎞까지 나올 수 없다”면서 “발사체에 모형 탄두 등 탑재물 없이 발사하면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어도어 포스톨 미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과학·기술·국가안보정책 명예교수도 북한의 ICBM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화성-18형이었다면 탑재물의 무게를 상당히 낮춰서 발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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