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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성남시의회 등에 따르면 성남시설관리공단 임·직원 4명은 2013년 9~10월 성남도시개발공사로 이동했다. 유한기 전 성남시설관리공단 개발사업본부장이 2013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직후 자리를 옮겼고, 한모씨 등 직원 3명은 같은 해 10월 성남도시개발공사로 이동했다.
이들은 모두 유동규 당시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의 핵심 측근들이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의 경우 2015년 2월 대장동 재개발 민간사업자 공모를 앞두고 상급자였던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직을 강요한 인물이고, 직원 3명은 성남시설관리공단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이 대장동·위례 재개발 계획을 짜기 위해 만들었던 기술지원TF 소속이었다.
◇“성남도개公 내 권력, ‘이재명 측근’ 유동규에 몰려”
당시 성남시설관리공단은 2014년 1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통합을 앞둔 상황이었다. 통합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출범할 경우 자리를 옮기게 됨에도 불구하고 3개월 먼저 이동한 것이다. 특히 한씨 등 직원 3명은 자리를 옮기기 위해 공개채용에 응모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모집분야는 △건축 △도시계획 등이었고 주요업무는 △개발사업계획 수립 △사업대상지 선별·조사 △택지분양 및 보상업무 등이었다. 200여명의 지원자 중 이들 3명을 포함해 총 12명이 선발됐다. 시설관리공단에서 정규직 신분이었던 이들은 성남도시개발공사로 옮기며 정규직 전환 평가를 받아야 하는 2년 계약직 신분으로 변경됐다.
이 때문에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신분상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적을 옮긴 것은 사전에 성남도시개발공사 경영 주도권을 잡으려는 유 전 본부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성남시설관리공단에서 유 전 본부장 지시 아래 움직였던 이들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직후 먼저 자리를 옮겨 유 전 본부장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펼쳤다는 의혹이다.
실제 이듬해 1월 통합 후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내에서 황 전 사장을 능가하는 실세로 군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유 전 본부장이 인사권자인 이재명 시장의 선거를 돕는 측근이었던데 반해 황 전 사장은 이 시장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며 “조직 내 힘이 유 전 본부장에게 몰리는 건 지극히 당연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유동규, 직원 이동 문제제기에 “승급 욕심인가” 모르쇠
당시에도 기술지원TF 소속 직원들의 전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이재호 당시 성남시의원은 2013년 12월 성남시의회 행정기획위원회 회의에서 “해당 직원들이 정규직 자리를 퇴사하고 계약직으로 출발하는 도시개발공사 신규직원 채용공고를 보고 응시를 해서 또 들어갔다. 대단한 능력자들”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유동규 전 본부장은 당시 “승급 욕구가 있는 직원들 상당수가 공채 때 응시하다 보니 전직이 발생한 것”이라며 “본인들이 정규직 신분 포기를 감수하고 미리 갔기 때문에 (시설관리공단에서)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사항이 못 된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 전 시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누가 봐도 이상한 인사였다. 당시엔 그 같은 황당한 인사의 배경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최근 대장동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보니 퍼즐이 맞춰졌다”며 “유 전 본부장 등이 미리 측근들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심어놓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추측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1월 통합을 통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합류했다. 그는 같은해 4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선 운동을 위해 사직했다 당선 이후인 같은해 7월 성남도시개발공사로 복귀했다. 이후 시의회 구성이 여대야소로 개편되자 대장동 개발사업은 본격화됐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황 전 시장이 유한기 전 본부장의 사퇴 압력으로 물러난 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 민간사업자 선정과정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