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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규모 5.4의 ‘2017년 11월 포항지진’ 본진 위치로부터 남서쪽 4.6㎞ 지역에서 발생한 ‘2018년 2월 포항지진 여진’은 지난 2017년 포항지진 이후 최대 규모의 여진이다.”
지난해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은 2월11일 5시3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일어난 규모 4.6의 ‘2017년 11월 포항지진’ 여진으로 나타났다.
29일 기상청은 작년 한해 국내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분석목록 △진앙 분포도 △지진 파형 등을 분석한 결과를 수록한 ‘2018년 지진연보’를 발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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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동서방향 압축력→남북방향 단층면 밀어 올려”
이날 기상청이 발표한 ‘2018년 지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지진으로 2월 11일 포항지진 여진이 꼽혔다. 발생 깊이가 9㎞ 지점이었음에도 진도 4.6을 기록했다. 포항 이외 지역에서도 강진이 느껴지며 계기진도가 경북·울산 최대 4, 경남·대구 3으로 각각 집계됐다. 여타 충북과 전북, 부산에서도 감지되며 계기진도 2를 나타냈다.
기상청은 “2018년 2월 포항지진 여진은 한반도에서 우세하게 작용되고 있는 동서방향 압축력의 작용으로 인해 남북방향으로 위치한 단층면을 따라 지각을 밀어 올리는 역단층성 움직임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포항지진은 여진 횟수에 있어 국내 관측 사상 최대 규모 강진으로 기록된 2016년 9월12일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을 넘어섰다. 작년 여진 횟수는 경주지진이 3회를 기록한 데 비해 포항지진 여진은 이보다 무려 8배 잦은 24회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민이 진동을 느끼는 유감지진은 총 33회였는데 포항지진 여진이 20회로 전체 유감지진의 60.6%를 차지했다. 포항지진 여진 영향으로 작년 한해 유감지진 발발 횟수는 연평균인 10.6회보다 약 3배나 많았다. 특히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연평균 횟수(10회)의 절반인 5회만이 발생했음에도 이 중 한 번은 포항지진 여진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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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규모 2.0 이상 지진 115회…연평균 2배 근접
이번 지진연보를 보면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총 115회로 디지털 관측 기간(1999~2017년) 연평균인 67.6회 보다 1.7배가량 많았다. 다만 경주지진 및 포항지진 후 여진이 많았던 2017년 223회 보다는 적었다. 그러나 디지털 관측 기간을 일 년 연장해 1999년~2018년까지로 넓히면 연평균 70.0회로 규모 2.0 이상 지진이 2.4회 추가 관찰된다. 그만큼 작년 한 해 동안 포항 여진이 잦았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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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지난 20일 지열발전소에 지열정을 굴착할 때 이수(泥水)가 누출됐고 유체(물)를 주입하자 압력이 발생해 포항지진 단층면 상에서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을 일으켰으며, 이 미소지진의 여파로 시간이 지나며 규모 5.4의 본진이 촉발했다는 결론을 내놨다. 정부조사연구단 총괄책임자를 맡은 이강근 서울대 교수(대한지질학회 학회장)는 향후 여진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국외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1809회로 연평균(1978~2017년) 지진 발생 횟수 1636회와 비교하면 1.1배 정도 많았다. 지난해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국외지진은 8월19일 9시19분께(한국표준시간) 피지 인근 해역 600㎞ 깊이에서 발생한 규모 8.2의 지진이다.
▶ 디지털 관측
디지털 지진계를 통해 지진파형을 디지털 신호로 기록하는 지진 관측기법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