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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조선·해운·건설 등 경기민감업종의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사모투자펀드(PEF)가 장기간 펀드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본시장연구원과 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는 11일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에서 ‘국내 PEF 시장 현황과 발전방향: 10년의 회고’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 회원 및 출자자 등 약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열렸고 토론자로 송인준 IMM 프라이빗 에퀴티 대표, 유정헌 미래에셋 PE 대표, 이재우 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장 및 보고펀드자산운용대표,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 등이 나섰다.
송인준 대표는 “PE가 산업적 구조조정 역할을 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아직은 뒷받침 안된다”며 “PEF가 상호출자제한에 걸리는 것, 운용기간에 대한 법적 언급은 불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크로 트렌드 기업은 투자 호흡이 길어야한다”며 “PEF가 거시변수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처럼 30년 정도 장기간 운용하는 펀드가 나올 수 있어야 조선, 해양, 건설 등 경기민감산업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헌 대표는 M&A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과거에는 기간산업에 대출을 하고 회사들이 잘되면 회수하는 일을 하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한 이유가 산업이 급격히 변화하기 때문”이라며 “M&A의 장점은 시간이 빠르고 매각을 통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등 M&A의 장점이 많다”고 언급했다. 이에 구조조정 방식이 변화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장근 대표는 “과거 구조조정은 재무적 효율화를 위해 약간은 수동적으로 경기회복을 기다리다보면 좋아지는게 많았는데 최근 구조조정의 특징은 저성장 기조의 고착, 빠른 경기사이클, 산업간 영역의 붕괴 등으로 재무가 아닌 사업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PEF는 구조조정의 길목에서 기업들의 가치제고를 위해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략적 투자자(SI)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산업 생태계 조성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종하 부회장은 “PEF의 구조조정은 기업을 180도 뒤바꾸는 것이 아니라 5~10도만 바꾸면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경우가 많다”며 “MBK가 인수한 ING생명의 경우 설계사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 개선 등 설계사 조직 개선으로 8년만에 처음으로 설계사 순증을 일궈내는 등 전략적인 한 두가지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인준 대표 역시 “PEF는 투자수익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운용사와 매니지먼트 종사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좋은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며 “실제로 할리스커피를 인수한 이후 고용지표면에서 200여명의 종업원이 500명 가량 늘어난 효과가 발생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