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 따르면 전기 승용차 제조 공급망에서 수입에 의존하는 비율을 보여주는 수입유발계수는 0.280(이하 2020년 기준)으로 내연기관 승용차의 0.22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재·부품, 특히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소재·부품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완성차에 직접 들어가는 부품만 따지면 전기차 부품 수입액 비중(7.9%)이 내연기관차(13.5%)보다 낮았다. 그러나 그 부품을 만들기 위한 이차적인 소재·부품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 일례로 이차전지 수입 비중은 0.3%밖에 안 되지만, 기초무기화합물처럼 전지 생산과 관련한 이차 소재·부품 수입유발계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차 산업 생태계의 수입 의존도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맞물려 우리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의 수입 의존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체 자동차 산업의 수입유발계수는 2015년 0.219였으나 2020년 0.226으로 소폭 늘었다. 최근 5년래 연간 승용차 생산량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전기차 판매량이 1.5배씩 빠르게 늘며 그 비중(2018년 1.6%→2023년 11.2%)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산업이 후방산업에 끼치는 큰 영향을 고려했을 때 전동화 전환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는 주요 부품을 중심으로, 세부적인 공급망 분석과 국내 공급망 강화를 위한 세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제언이다. 전기차는 부품 수가 줄어들어 내연기관차보다 협력사 후방 효과가 낮다는 게 통념이지만, 보고서 분석 결과 전기차의 타 산업 영향력 계수는 1.365로 내연기관차(1.353)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33개 국내 제조업종 중 각각 4위와 6위다.
송 연구위원은 “최근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다지만 전 세계적인 자동차의 전동화 전환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이 변화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도 새로운 부품 공급망 구축을 통해 성공적으로 확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