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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도 마피…애물단지 된 지식산업센터

박종화 기자I 2022.12.26 18:13:06

고금리·공급과잉에 시장 급랭
성수동 일대 5개월 만에 3억↓
"한동안 전환점 찾기 어려워"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틈새 상품으로 꼽히던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금리 상승세와 공실 리스크가 겹친 탓이다.
경기 안양시의 한 지식산업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지식산업센터 시장에서 상급지로 불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이곳에 있는 ‘아이에스비즈타워’에선 전용면적 187㎡형 사무실이 이달 25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올 7월 같은 면적이 28억8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반 년도 안 돼 가격이 3억원 넘게 빠졌다.

신축 지식산업센터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10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7가 ‘KLK유윈시티’에선 전용 48㎡형 사무실이 5억원대에 시장에 나왔다. 지난해 분양가보다도 3000만원이 낮아졌다.

경매시장에서도 지식산업센터 인기는 확 식었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시장에 나온 지식산업센터 물건은 71건. 이 중 44건만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낙찰가÷감정평가가)도 90.6%에 불과하다. 유찰 등으로 감정평가가 보다 10% 싼값에 팔렸다는 뜻이다. 경기 시흥시에 있는 한 지식산업센터는 한 차례 유찰돼 감정가보다 30% 낮게 경매 법정에 다시 나왔지만 새 주인을 찾는 데 또 실패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지식산업센터는 틈새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주택과 비교해 세금이 저렴하고 대출 규제도 느슨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주택 시장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식산업센터를 포함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렸다.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 같은 장점이 악재로 바뀌었다. 그동안 저리 대출을 이용한 투자자가 주 수요층이었는데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이런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임대 수입은 정체된 상황에서 월세론 이자 부담도 어려운 지경이 됐다. 지식산업센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영등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 수입이 마땅치 않으니 매매로 내놓는 소유주가 늘었다”며 “이렇게 내놔도 금리가 너무 오르니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고 했다.

과잉 공급도 지식산업센터 시장 리스크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 지식산업센터는 지난달 말 기준 1445곳에 이른다. 지난해 말(1282곳)보다 12%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공사를 마치고도 입주사를 찾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다. 경기 하남시나 시흥시 등 최근 지식산업센터가 급증한 서울 외곽일수록 공실 현상이 특히 심각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한동안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전환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투자자에 의존해 성장했는데 이젠 월세를 받아도 이자를 내면 남는 게 없어지게 됐다. 투자처로서 매력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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