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상 카드도 추락하는 루블화를 멈추는데 역부족이었다. 러시아가 유가 하락과 서방의 경제 제재로 봉착한 경제 통화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외환보유고에 보관 중인 금을 팔아 달러 유동성을 확대와 통화 가치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세계금위원회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중인 금은 현재 1169.5톤으로 외환 보유고의 10% 가량을 차지한다.
제임스 코디어 옵션세러즈닷컴 창업자는 “국제 유가는 러시아 편이 아니며 지금 러시아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금을 파는 것”이라며 “러시아 내부에서는 러시아가 금을 팔기 시작했거나 금을 팔기 위해 투자자들을 접촉해 협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헤니언앤월쉬 자산운용의 케빈 만은 “러시아 경제는 서방 제재와 추락하는 원유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아주 위험한 상태”라며 “금을 내다 파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2005년부터 금을 전략적으로 비축해 왔으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중인 미국과 독일 보유량의 70% 정도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통신은 분석했다.
마이클 위드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금속부문 스트레티지스트는 “러시아는 국가 경제가 요동칠 때마다 금 보유를 늘려왔으며 결국은 금이 러시아가 보유한 자산 가운데 하나임으로 궁극적으로 지금처럼 필요한 시기에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팔아서 달러로 받거나 담보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올들어서만 루블화 가치를 지키기 위해 800억달러를 쏟아 붓고 6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빠져나가는 자금과 통화 가치 폭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날에는 기준금리를 17%나 대폭 인상하는 방안 등으로 통화 가치하락을 막기 위해 안감힘을 썼지만 달러대비 루블화 가치는 한때 19%나 떨어지면서 디폴트 상황까지 몰렸던 1998년 금융위기 재현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