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사 “까치 사냥했을 뿐 고양이 쏜 적 없다”
라이프 “납탄 4~5발 사체에 박힌 것 확인”
고양이, ‘유해야생동물’ 아니라 포획 안 돼
경찰,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사체 부검 의뢰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경남 남해군의 한 농작지에서 고양이가 엽총에 맞아 죽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 | 지난달 24일 남해군 삼동면 한 농작지에서 엽총에 맞아 죽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양이의 사체. (사진=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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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경찰서는 지난달 24일 남해군 삼동면의 한 농작지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엽총에 맞아 죽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양이 사체 부검을 의뢰했다.
당시 엽총을 쐈다는 의혹을 받는 엽사 A씨는 “까치만 사냥했을 뿐 고양이에게 공기총을 쏜 적이 없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전화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부검 결과를 받은 뒤 사실관계를 파악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당일 민가 100m 이내에서 엽총이 발포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야생생물법 시행규칙상 민가에서 100m 이내 떨어진 지점에서 엽총을 발사할 경우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 | 지난달 24일 남해군 삼동면 한 농작지에서 엽총에 맞아 죽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양이. (사진=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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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엽총에 맞아 죽었다는 제보를 먼저 접수한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협력 병원에서 확인한 결과 사체에서 납탄이 박힌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이날 전화에서 “제보자에 따르면 해당 고양이는 엽총에 맞은 뒤 농수로에 빠졌고 같은 날 오후 6시께 숨졌다”며 “라이프가 자체적으로 동물병원에서 피해 고양이에 대한 엑스레이를 촬영했을 때 납탄 4~5발이 몸에 박혀있었다. 사체 견갑골 부위에는 출혈이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에 대한 폭력은 사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 않느냐”며 “유해생물 포획과 관련된 관련 규정을 비롯해 동물보호법 위반 전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수렵면허를 취소하는 등 요건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지난달 24일 남해군 삼동면 한 농작지에서 엽총에 맞아 죽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양이의 엑스레이 사진. (사진=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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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식물보호법은 수렵 면허가 있는 사람이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 아래 유해야생동물 포획을 대행할 수 있도록 하지만 고양이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고양이는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에 피해를 주는 ‘유해야생동물’로 규정되지 않았기에 전주 등 전력시설에 피해를 주는 까치 등과는 달리 엽총으로 포획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