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알리바바 '맞손'…G마켓, 中알리익스프레스와 한식구 된다

경계영 기자I 2024.12.26 16:55:14

이마트-알리바바 합작사 설립
G마켓·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현물 출자
"세계 진출 교두보…차별화한 고객 경험 혁신"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 그룹과 전략적 동맹을 맺는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G마켓과 중국 직구(해외 직접 구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법인을 함께 운영할 합작사(JV)를 설립하면서다.

◇지분 5대 5…운영은 G마켓·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별도로

이마트(139480)는 알리바바그룹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투자계약과 관련 사업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공시했다. 합작법인 이름은 그랜드오푸스홀딩이다.

이마트의 자회사인 아폴로코리아는 내년 합작법인이 설립되는 대로 보유한 G마켓 지분 100%를 현물 출자한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은 합작법인에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법인(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을 출자한다.

합작사 지분은 아폴로코리아와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5대 5로 나눠 가진다. 이들은 합작사를 공동 경영하되, 지금과 마찬가지로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할 방침이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추가 출자 여부와 관련해 신세계는 “현재 상호 간 기업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있어 정확한 투자 규모와 기업 가치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은 양측 이해관계가 맞으면서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2021년 G마켓·옥션(옛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 4000억여원에 사들이는 그룹 역대 최대 인수합병(M&A)을 단행했지만 쿠팡이라는 막강한 이커머스 강자에 밀려 실적이 부진해 고민이 커졌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추정한 지난달 카드결제액을 보면 G마켓의 경우 4601억원으로 쿠팡 3조 1432억원에 비하면 미미한 상황이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은 중국의 막강한 자본력을 갖췄지만 제품 유해물질 검출, 개인 정보보호 논란 등이 불거지며 주춤하던 차였다.

신세계 측은 전략적 파트너십 결정에 대해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연결해 시장 확대도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 “G마켓 판매자도 소비자도 수혜”

신세계는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G마켓에 입점한 60여만 판매자(셀러)가 가장 큰 수혜를 입으리라고 봤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진출한 세계 200여개국에 함께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G마켓은 판매자가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에 더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축적한 IT 기술을 활용해 G마켓의 IT 기술도 세계적 수준으로 한 단계 더 나아질 것이라고 신세계는 전망했다. G마켓이 쌓은 품질관리 노하우와 고객 서비스에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선도적 기술이 더해지면 고객 경험(UX)도 혁신될 수 있으리란 얘기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은 이번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판매 상품군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도 개선된다면 소비자 편의성과 혜택도 높아질 수 있다고 신세계는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셀러의 전 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고 동시에 K상품의 판로 개척과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 G마켓의 차별화 된 고객경험 혁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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