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멘트 가격 인상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던 유연탄 가격은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전기요금 부담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떠올랐다. 이에 가격 변동을 둘러싼 시멘트와 레미콘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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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300720)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8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2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아세아시멘트(183190)도 매출이 2655억원으로 34.9% 늘었고 영업익은 159억원으로 330%나 급증했다.
삼표시멘트(038500) 역시 1분기 1991억원의 매출과 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29.2%, 186% 오른 수준이다. 한일현대시멘트(006390)는 개별 기준 매출이 1184억원으로 4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2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다.
다만 쌍용 C&E는 매출은 4914억원으로 3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설보수와 전기요금 인상 등의 여파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성신양회(004980)도 원자재 부담에 매출은 235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9% 증가했으나, 2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49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레미콘사들은 일제히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유진기업(023410)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4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9% 상승했고 16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동양(001520)은 매출이 2034억원으로 24.7% 늘었다. 지난해에는 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75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아주산업의 개별기준 1분기 매출은 1205억원, 영업이익은 137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아주의 건자재 부문 실적인 매출 1067억원, 영업이익 103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12.9%, 33% 증가한 수준이다. 아주산업은 지난해 말 지주·투자·부동산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존속회사 아주와 건자재 부문 신설법인인 아주산업으로 인적분할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안 좋았던 상황에 따른 기저효과에, 판매가격 인상 효과까지 더해졌다”며 “지난해 말 화물연대 파업으로 미뤄졌던 공사 물량도 1분기에 급격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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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대체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시멘트사와 레미콘사들은 여전히 불안함을 토로한다.
시멘트사들은 최근 급등한 전기요금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기요금은 시멘트 생산 원가 중 30%가량을 차지하는데 지난해부터 점차 상승하고 있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시멘트 제조는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므로 전기요금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산업용 고압 전력 요금이 약 30% 정도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멘트 제조의 또 다른 핵심 원료인 유연탄 가격을 놓고는 시멘트사와 레미콘사의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상 CFR 동북아 유연탄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t당 145.36달러다. 지난해 5월 250달러를 웃돌 때와 비교하면 하향안정화한 모습이다.
레미콘 업계에서는 지난해 가격 인상의 주된 요인이던 유연탄 가격이 안정된 만큼 시멘트 가격의 조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시멘트사들은 지난해 최소한의 인상을 위해 150달러 정도를 감안하고 가격을 설정했다고 반박한다. 게다가 최근 급등한 전기요금은 당시에 반영하지 않았으므로 추가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한다.
하반기 건설경기 하락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지연된 공사가 진행돼 반짝 상승이 일어났을 뿐 전반적인 산업이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우려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건설경기 침체와 원자재 수급 문제 등으로 향후 전망에 일부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불안한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시멘트 단가 인상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