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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李 성남시장 되면 정치자금 10억 만들기로" 법정 증언

김윤정 기자I 2023.04.11 14:39:38

정진상 뇌물수수 혐의 4차 공판 증인 출석해 증언
"모든 것 정진상 거쳐 이재명에게 보고되는 구조였다"
"기울어진 운동장 아냐…정진상·김용 진실 말하고 반성해야"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준비 당시, 측근으로 꼽힌 유동규, 정진상, 김용 세 사람이 정치자금 10억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1일 오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혐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4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은 내용을 말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하던 2010년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동석한 자리에서 “정치 자금이 필요하니 만들 필요가 있다”, “당선되면 최소 10억 정도는 만들자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10억을 마련한다는 것은 리모델링 추진위원장, 조합장 활동을 했던 증인이 개발사업을 담당하기로 하면서 민간업자를 통해 돈을 마련하고 이를 정진상과 김용에게 배포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 맞느냐”는 검사 측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맞다”고 답했다.

“10억은 누가 어떻게 만들 걸로 대충 산정하고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이재명 대표가) 시장에 당선되면 제가 개발사업이나 건설분야 쪽에서 일하기로 했고 그쪽에서 10억 정도 만들자고 이야기됐던 걸로 안다”고 증언했다.

10억의 사용처를 두고서는 “국회의원과의 교류”, “지역 위원장 포섭” 등을 언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관계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을 만날 때마다 정진상을 데려왔고 무엇보다 정진상이 말한 모든 게 실제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것은 정진상을 거쳐 이재명에게 올라가는 구조였다. 특수한 경우에만 이재명과 직접 대화했다”며 “제가 이재명에게 보고 할 때도 ‘진상이랑 협의했느냐’가 중요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또 “이재명과 정진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자 모든 것을 공유하는 관계로 보느냐”라는 질문에는 “확실하다. 성남의 모든 공무원이 똑같이 느꼈을 듯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오전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변호인은 “정진상과 김용이 유동규와의 기울어진 운동장 이야기를 했다”며 “유동규가 옥중에서 1년간 고초를 겪을 당시 무죄 추정 원칙도 방어권 보장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진상과 김용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최근 유동규의 자백으로 오히려 유동규의 죄는 더 늘어났다. 죄를 숨기려는 사람과 숨길 수 있었던 죄까지 모두 말한 사람 둘 중에 누구의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느냐. 이제는 진실을 말하고 반성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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