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괴짜 양성"…서울시교육청 '메이커 교육' 추진

이재 기자I 2017.11.01 12:17:49

서울형 메이커 교육 5년간 100억원 투입
거점센터 20곳 모델학교 27곳 인프라 구축
교과연계 교육 강화…교원 양성이 관건

(자료: 서울시교육청)
[이데일리 이재 기자] 학생들이 상상한 물건을 3D펜과 프린터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서울시교육청이 처음 도입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메이커 괴짜를 만드는 서울형 메이커 교육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형 메이커 교육’(미래공방교육)은 정보기술과 3D산업, 사물인터넷 등이 구축된 공간에서 학생이 상상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보고 그 과정에서 지식과 경험을 얻는 교육방식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형 메이커 교육은 학생들이 물건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도록 이끄는 과정 중심의 프로젝트 교육”이라며 “‘협력적 괴짜’를 키우는 학습자 중심이 새로운 교육패러다임 전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년간 100억원 투입해 거점센터·모델학교 47곳 운영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형 메이커 교육 도입을 위해 중장기(2018년~2022년)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소요예산은 5년간 약 100억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우선 내년 약 28억원을 투입해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고 학생들을 가르칠 ‘메이커 교원’을 양성할 계획이다.

서울형 메이커 교육을 위한 인프라는 기존 공간을 활용한다. 서울시교육청 내 조성된 21개 발명교육센터에 시설구축비와 첨단 기자재 구입비, 교육운영비 등 1억원을 지원해 ‘서울형 메이커 스페이스 거점센터’ 20곳을 구축한다. 발명교육센터 중 2곳은 같은 공간에 설치돼 있어 거점센터는 1곳만 조성하기로 했다. 거점센터엔 3D프린터와 레이저커팅기, 비닐커터, 3D프린터, VR기기 등을 구매해 설치할 계획이다.

이중 6곳은 전문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목공형·첨단기자재형·코딩형 등 ‘특화형 메이커 스페이스 거점센터’로 운영한다.

일반학교에도 거점 역할을 할 모델학교를 지정한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9곳 씩 27곳을 선정해 기자재 구입비 3000만원과 교육운영비 2000만원 등 학교 1곳당 5000만원을 3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거점학교 역할의 특성상 지역적 안배를 고려해 초등학교 3곳, 중학교 3곳, 고등학교 3곳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매년 학교 100곳을 선정하고 학교당 5백만원을 지원해 서울형 메이커 교육 확산하기로 했다. 또 거점센터나 모델학교 이용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첨단과학·디지털 기자재를 탑재한 ‘메이크 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개발해 내년 보급 예정

거점센터가 조성되면 학생들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교육을 받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과학·기술(실과)·미술·음악·수학 등 관련 교과와 연계해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융합형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을 올해 하반기 개발해 내년 3월 개학전까지 적용할 방침이다.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이 모여 상상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거점센터나 모델학교의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실제로 만들어보도록 하는 게 교육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코딩교육도 강화한다. 코딩특화형 메이커 스페이스나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에 구축될 코딩교육지원센터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또 학교 교육과정(‘정보’ 과목) 속에 반영된 코딩교육을 십분 활용할 예정이다.

또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선택교과로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형 메이커 교육은 동아리활동이나 가외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실제 교과과정과 연계한 미래교육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메이커 교육 등 공교육의 미래교육 역량을 강화하면 최근 부각되고 있는 ‘코딩 사교육’ 등 사교육시장 팽창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원양성이 관건…조 교육감 “사회적 자원 활용할 것”

관건은 서울형 메이커 교육을 가르칠 교원 양성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기초연수(15시간)를 실시해 메이커 교육을 담당할 교원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초연수를 통과한 교원은 선도교원 양성 연수(30시간)을 추가로 이수해 보다 심층적인 강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원격연수도 500명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도입해 교원을 양성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우선 내년부터 11개 산하 교육지원청의 교원 330명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아 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선도교원 양성 연수는 내년에 1회 실시하고 이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일선 교사들의 연수를 지원하기 위해 학교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메이커 교육 연수도 실시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메이커 교육을 담당할 교원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이미 미래학교로 지정된 일부 학교에서 유사한 교육을 해오고 있고 현장 교원들의 메이커 교육에 대한 수요도 높아 교원 수급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원자원이 부족하더라도 메이커 교육을 할 수 있는 사회적인 교육자원을 활용해 메이커 교육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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