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대체 의학으로 분류되던 중국 한약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내 한약 판매 규모가 2011년 64억달러에서 지난해 115억달러로 확대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 홍콩 시장에서의 판매도 4억200만달러에서 5억3100만달러로 급증했다.
약초나 동물성 제품으로 치료하는 한의학은 중국이나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그러나 휴대하기 편한 양약이 보편화되며 고령층만 한약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가운데 최근 중국 국영 제약회사 시노팜의 자회사 차이나 트래디셔널메디신홀딩스, 베이징 통렌탕, 유옌상 등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회사들이 생기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게다가 점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자연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한약은 중국을 넘어 호주나 미국 등으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특히 불면증과 천식 치료에 사용되는 영지버섯 분말을 제조하는 ‘통렌탕’은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에 4개의 매장을 열기도 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싱가포르의 유얀상은 호주로 진출해 합작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인기가 늘어나자 제조업체들은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을 통합하는 연구도 지속되고 있다. 저스틴 우 홍콩 중화대학교 교수는 “첨단 기술을 통해 중국 약초에서 활성화합물을 추출하고 침 역시 뇌 이미지를 통해 더 정교하게 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약 사업 역시 알약 등으로 표준화되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개개인의 체질에 맞게 제조하는 한약의 장점을 축소하고 상업화만 당긴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