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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2016년은 병신년(丙申年) 원숭이의 해다. 과거 성장기의 성공체험을 과신해 나무에서 떨어지지 말고 원숭이의 재치와 날렵함으로 신속하게 경기침체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 2016’(미래의 창)을 내놓았다.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로도 유명하지만 김 교수는 국내를 대표하는 트렌드 연구자이자 컨설턴트다. 2007년부터 매년 10대 트렌드 키워드를 통해 국내 소비문화의 흐름을 짚어왔다. 이번이 여덟 번째 작업이다.
김 교수는 9일 서울 중구 정동 한 식당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16’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내수시장이 얼어붙은 한국이 저성장 늪을 쉽게 건너가기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면서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건너듯 경기침체의 늪을 재빨리 넘어가자는 의미에서 10개 트렌트 키워드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멍키바’(MONKEY BARS)를 내년 소비트렌드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10대 키워드는 ‘플랜 Z’(Make a ‘Plan Z’),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Over-anxiety Syndrome), ‘1인미디어 전성시대’(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 ‘브랜드의 몰락과 가성비의 약진’(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연극적 개념소비’(Ethics on the Stage), ‘미래형 자급자족’(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s),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All’s Well That Trends Well),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Rise of ‘Architec-kids’), ‘취향공동체’(Society of the Like-minded) 등이다.
이 가운데 김 교수가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플랜 Z’이다. 김 교수는 “플랜 A가 최선, 플랜 B가 차선이라면 플랜 Z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구명보트를 준비하듯이 소비자도 불경기의 파고에 대비해 소비의 구명보트 플랜 Z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여유가 없어도 살 것은 사는 우아한 서바이벌 전략이 필요하다”며 “흠과(못난이과일), 리퍼브 제품, 전시상품 등 B급 상품이 뜰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랜드의 몰락과 가성비의 약진’에도 주목했다. 김 교수는 “브랜드로 부를 과시하는 시대는 끝났다. 구매의 나침반이던 브랜드가 무너지면서 그 후광효과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가격과 성능의 대비를 의미하는 ‘가성비’가 브랜드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역량만을 놓고 볼 때 가성비가 최고인 제품으로 샤오미, 저비용항공사, 일본 오레노식당, SK 루나 핸드폰 등을 꼽았다.
아울러 김 교수는 “책은 신기한 키워드를 소개하거나 내년에 이럴 것이란 예측이 아니다”라면서 “내년에 무엇이 뜰까에 대한 체크리스트 정도로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자리에선 트렌드 코리아가 선정한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도 공개됐다. 단맛, 마스크&손소독제, 복면가왕, 삼시세끼, 셀카봉, 셀프테이너, 소형SUV, 저가 중국전자제품, 편의점 상품, 한식뷔페 등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일상적이고 익숙한 것의 가치(삼시세끼), 가성비와 실속을 추구하는 삶(복면가왕), 시장다변화와 고객군 확대(단맛, 소형 SUV), 개인화된 삶의 가치(셀카봉, 편의점 상품)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